코스닥 통신업체인 A사는 최근 3분기 실적을 공정공시를 통해 발표할지 고민 끝에 결국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분기에 비해 크게 감소한 사실을 굳이 공정공시를 통해 공개하는 것이 부담이 된다는 게 이유였다.
3분기 실적의 경우 계절적인 요인 때문에 크게 감소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회사 사정을 아는 투자자라면 이해할 수도 있지만 주가에는 결코 플러스 요인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이 회사는 내달초 분기 보고서 제출로 실적 공개를 대신할 생각이다.
27일 코스닥시장에 따르면 최근 공정공시를 통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기로 결정한 기업이 늘어나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LCD 부품업체인 B사도 3분기 실적발표를 분기보고서 제출로 갈음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3분기에 예정된 대형 계약이 연기되면서 3분기 매출이 2분기에 비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분기가 끝난 뒤 1달이 지난 후에도 실적 공정공시를 하지 않는 기업의 경우 실적 악화 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3분기 들어 정보기술(IT) 업황이 악화되면서 외형은 물론 수익성이 나빠진 기업들 가운데는 실적 공정공시를 기피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분기별 실적을 굳이 발표하지 않아도 규정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보니 실적이 자신없는 기업들이 일단 ‘입다물기’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동림 코스닥증권시장 공시서비스팀장은 “공정공시의 취지는 실적이나 대형 계약 등의 정보가 특정인에게만 제공되는 것을 막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며 “분기별 실적은 해당 분기가 끝난 뒤 45일 이내에 제출해야 하는 분기보고서에 포함되므로 굳이 공정공시를 통해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