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일본의 집권 자민당이 올해 주요 목표에 헌법 개정과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포함시켜 한국·중국과의 갈등이 한층 고조될 것으로 우려된다.
자민당은 7일 총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2014년 활동방침을 결정했다고 교도 통신이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자민당은 개헌과 관련해 "평화헌법을 유지해온 종래의 취지를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시대에 입각해 현실적인 개정을 한다"며 "개헌을 실현하기 위해 당 전체가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을 정했다. 또 "국가의 초석이 된 분에게 애도의 마음을 받들어 부전(不戰)의 맹세와 평화 국가의 이념으로 일관할 것을 결의하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계승한다"고 명시했다.
평화헌법의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달고 있기는 하지만 자민당이 개헌 절차 돌입을 공식화한 것은 결국 일본이 전쟁을 할 수 있는 보통국가로 탈바꿈하기 위한 사전 포석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말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동북아 지역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집권당이 한발 더 나아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당의 목표로 제시함에 따라 한일·중일 관계를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세계의 비난 여론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역사 교육에서도 자민당은 "아이들이 자학사관에 빠지지 않도록 교과서 편집·검정·채택에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한다"는 목표를 내걸어 역사 왜곡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켰다.
안보정책 면에서는 "아베 내각이 내건 적극적 평화주의를 지원하고 국제 사회에 공헌한다"며 "가치관을 공유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각국과 연대를 강화한다"고 규정, 아베 정권이 추진 중인 안보 정책을 뒷받침한다는 취지를 분명히 했다.
이 밖에 자민당은 아베 정권의 경제정책, 일명 아베노믹스를 지원해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고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의 피해를 복구하는 것 등도 목표로 꼽았다.
자민당은 이러한 활동방침을 오는 19일로 예정된 당 대회에서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