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경제적피해 확산] 민간업계까지 물류비부담 '눈덩이'

유류등 수송수단 확보못해 수송손실비 하루 132억원철도 파업 이틀째를 맞으면서 공공파업의 불똥이 산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전국적인 물류대란 속에 업계의 비용부담이 급증하고 민주노총의 연대파업으로 94개 사업장에서 생산차질이 빚어졌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우리 경제에는 엄청난 피해가 예상된다. 정부는 이에 따라 공권력을 조기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민노총 94개 사업장도 연대 부분파업 현대와 기아ㆍ쌍용자동차 등 완성차 3개 업체를 비롯, 민주노총 산하 94개 사업장에서 5만명의 근로자들이 철도와 발전 등 공기업과 연대파업을 벌임에 따라 해당 사업장은 이날 오후1시부터 4시간 정도 생산차질이 빚어졌다. 근로자들이 민노총의 파업지침에 따라 지난 23ㆍ24일 특별근무를 기피하는 바람에 일부 생산차질을 빚었던 현대자동차의 경우 울산공장의 근로자들이 이날 오후 생산현장을 떠나 태화강변에서 자체 집회를 가졌다. 또 쌍용자동차도 민노총의 지시에 따라 근무지 인근에서 집회를 갖고 연대파업에 동참했다. 생산현장을 이탈한 이들 근로자는 ▦기간산업 민영화 철회 ▦비정규직 희생 없는 주5일 근무제 도입 ▦구속자 석방 등을 요구하며 서울과 울산ㆍ광주 등 전국 22개 도시에서 파업승리결의대회를 가졌다. ◇ 물류비용도 갈수록 불어 철도 파업에 따른 물류대란으로 업계가 지불하는 비용도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각 기업들은 화물을 제때 수송하지 못해 곳곳에서 수송난을 겪고 있으며 운수업체도 화물차 부족으로 늘어나는 주문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이 와중에 일부 화물업체는 적잖은 웃돈을 업체에 요구, 기업들의 수송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수출화물 차질현황을 조사한 결과 종합상사의 경우 아직 별 문제가 없지만 철강ㆍ석유업계ㆍ산업공단 등에서 차질이 있다고 밝혔다. 철강업계의 경우 5대 분량의 철강이 수송되지 못했고 산업공단에서는 충청, 경기 남부지역에서 33개, 여ㆍ광주지역에서 50개 등 모두 83개의 컨테이너 수송이 어려움을 겪었다. 또 석유와 유류수송은 울산지역 100대, 온산지역 31대 등 모두 131대분이 대체수송수단을 확보하지 못해 애로를 겪었다. 한국제지는 육로수송으로 대체함으로써 수송비 부담이 61.8% 늘었고 한국석유공업은 비용부담이 122%나 불어났다. 화물열차에 18%의 수송을 의존하던 대한통운은 이번 파업으로 육상수송이 크게 늘고 있는데다 외부 주문까지 폭증하자 각 지점에 화물차 확보를 지시했다. 그러나 차량 확보가 쉽지 않은데다 용차 운임이 평소 36만원에서 50만원까지 폭등, 물류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 철도 의존도가 높은 성신양회ㆍ아세아ㆍ한일ㆍ현대시멘트 등 시멘트 업체도 재고분이 3일치에 불과한데다 생산에 필요한 부원료 슬러그ㆍ유연탄의 수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생산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양성호 건설교통부 수송물류심의관은 "파업이 계속되면 수송지연으로 인한 부산항 수출입화물의 적체, 비출물량의 감소 등으로 사회ㆍ경제적 혼란이 예상된다"며 "복귀 기관사 등을 비축물량이 적은 유류나 생필품ㆍ수출입 화물에 우선 배정, 수송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 공권력 투입 초읽기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이 같은 철도파업에 따른 수송 손실비용은 하루 131억9,000만원에 달한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아예 가동조차 어려워질 사업장도 적지않다. 때문에 정부는 철도ㆍ발전 등 2개 노조 파업지도부가 농성 중인 명동성당과 서울대ㆍ건국대에 경찰병력을 조기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발전노조의 파업이 5일 이상 지속될 경우 제한송전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늦어도 이달 말까지 파업이 끝나지 않을 경우 강제해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일단 철도 노조 27명, 발전 노조 49명 등 노조 지부장급 이상 간부들을 조기 검거하기로 하고 명동성당측에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파업근로자 수가 적지 않은데다 농성현장에 화염병 등이 준비돼 있어 공권력 투입시 다수의 부상자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오철수기자 이병관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