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기자들과 만나 "(삼성에) 고칠 것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형제 간의 재산상속 분쟁과 관련헤 "고소를 하면 끝까지 고소를 하겠다"고 밝혀 소송전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처음으로 드러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으로 출근하던 중 삼성의 기강해이 문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항상 새롭게 보고 크게 앞을 보고 깊이 봐서 모든 사물을 분석해 들어가는 버릇이 돼야 한다"며 "이 점을 강조하기 위해 회의 때마다 똑같은 소리로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이 회장이 삼성 본관으로 출근한 지 1년을 맞은 시점에서 삼성 내부의 체질개선 문제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삼성 측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 회장은 이날 중공업·건설 부문 사장단의 업무보고를 받고 오찬을 함께 하면서 "(중공업·건설 부문도) 국내에 안주하지 말고 글로벌 기업으로 커가야 한다"며 체질개선을 주문했다. 정연주 삼성물산 부회장, 노인식 삼성중공업 사장, 박기석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김철교 삼성테크윈 사장 등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최고 인재는 최고의 대우를 해서라도 과감하게 모셔와야 한다"며 "삼성이 만든 제품은 안전하다, 20년, 30년이 가도 문제가 없다는 평판을 얻는 것이 나의 바람"이라고 품질경영을 강조했다.
이날 이 회장이 기자들에게 밝힌 재산상속 소송에 대한 입장은 매우 강경했다. 그는 "고소를 하면 끝까지 고소를 하고 (만일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대법원이 아니라 헌법재판소까지도 갈 것"이라며 "지금 생각 같아서는 한 푼도 내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선대 회장 때 벌써 다 분재(分財)가 됐다. 각자 돈을 다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고 CJ도 가지고 있다"며 "그런데 삼성이 너무 크다 보니 그게 욕심이 좀 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