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중국 간 투자협정 협상이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중국을 방문한 헤르만 반롬푀이 EU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집행위원장은 21일(현지시간) 리커창 중국 총리와 회담한 후 “역사적인 투자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의 시작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반롬푀이 의장은 “오늘 우리는 투자협정 체결을 위한 실질적인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 협정을 통해 양 지역 간 투자 등 경제 교류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중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며, EU에 대해 중국은 미국 다음의 교역 대상국이다. 지난해 중국의 대 EU 수출액 규모는 2,900억유로에 이르며, EU는 중국에 1,440억 유로를 수출했다. 두 지역의 총 교역량은 4,300억 유로에 달하지만 투자액은 미미한 상황이다. EU 통계기관인 유럽통계청(유로스타트)에 따르면 EU의 해외투자 가운데 중국에 대한 투자는 2%에 불과하다.
EU는 중국과의 투자협정 체결을 통해 개별 회원국과 중국 사이에 체결한 기존 26개 양자협정을 단일 협정으로 통합할 계획이다. 중국은 넘쳐나는 자금을 활용해 해외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으며 EU는 경제회생을 위해 ‘차이나 머니’의 유입을 원하고 있어 양자간 투자협정 체결 전망은 밝은 편이다.
양측의 투자협정 협상은 상호 무역 분쟁이 대화를 통해 해결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철강, 태양광 패널, 이동통신 장비 등을 둘러싼 양측의 분쟁이 올해 들어 상호 반덤핑 관세 부과 위협으로 격화일로를 치달았던 바 있다. 하지만 태양광 패널 문제가 대화를 통해 원만한 해결책을 찾음에 따라 수출 주도의 두 거대 경제권 간 교역이 중대한 차질을 빚을 위기에서 벗어났다.
EU와 중국의 무역분쟁이 고조된 지난 5월에도 EU 집행위원회는 EU의 가장 중요한 교역 상대인 중국과 투자협정 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EU는 최근 공개된 대(對)중국 무역관련 전략 문서에서 중국이 현재 시장 접근을 가로막는 장애의 근본 원인 해결에 나선다면 장래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