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대책] 대우채무조정... 금융권 실제부담 15조예상

◇은행 은행의 경우는 수익증권 판매로 인한 손실보다는 직접 돈을 빌려준데 따른 손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10조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워크아웃 대상 12개 계열사에 대한 채권에다 계열사별 워크아웃 계획에 적용된 필요채무조정비율을 반영해 손실률을 따져본 결과이다.은행별로는 한빛은행이 1조7,000억원을 넘어 가장 큰 손실을 부담해야 할 전망이다. 대우그룹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은 1조5,000억원선, 수출입은행 1조4,000억원, 외환은행 1조3,000억원, 조흥은행 1조원 등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또 산업은행 9,600억원, 한미은행 7,400억원, 국민은행 3,800억원, 주택은행 2,700억원대의 손실을 각각 입을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이것이 실제 손실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은행들이 대출금을 주식으로 출자전환 하거나 전환사채(CB)로 교환할 경우 당장은 무수익 자산이 되지만 기업가치 회복시 주식매각으로 조정 채무를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의 손실에 대해 금감위는 낙관적인 기대를 하고 있다. 실제 손실보다 크게 나타나는 채무조정 대상금액 모두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일시에 적립토록 하더라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동안 은행권이 미래의 채무상환능력을 반영한 자산건전성 분류기준(FLC)에 따라 높은 수준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온데다 후순위채발행, 해외DR발행 등의 자구노력을 통해 자 본을 확충해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대손충당금을 올해와 내년에 나누어 적립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손실을 반영하더라도 은행 전체의 BIS비율은 10.5%선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투신(운용)사 24개 투신(운용)사들이 대우 워크아웃 추진으로 인해 채무조정을 해야 하는 금액은 10조4,000억원이다. 그러나 수익증권에 투자한 금융기관 자금은 환매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실제 부담해야 하는 것은 환매대상인 개인과 일반법인부분에 국한된다. 투신사들이 가지고 있는 대우 무보증채권은 18조6,000억원. 이중에서 개인 및 일반법인에 대한 지급보장이 적용되는 채권은 8조1,000억원이다. 여기에서 대우계열사별 채무조정비율과 운용사와 판매사간 손실부담 대원칙인 2대8을 적용할 경우 투신사들이 실제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1조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투신사별로는 대우 무보증채 비중이 높은 한국투신이 8,924억원으로 가장 손실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고 대한투신 3,889억원, 현대투신 942억원 등 3대 대형 투신사가 전체의 70%이상을 차지했다. 또 기존 투신사들인 제일투신 270억원, 삼성생명투신 180억원, 동양오리온투신 392억원으로 나타났다. 투신운용사 가운데는 서울투신운용이 564억원으로 가장 부담이 크고 조흥투신 449억원, 한빛투신 355억원, 주은투신 278억원 등으로 추산됐다. 이 추산대로라면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한투와 대투를 제외한 대부분의 투신사는 올해 예상이익, 수수료 수입 등을 고려할 때 손실은 어느정도 감당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 본을 다 까먹을 가능성이 있는 투신운용사는 대주주 증자를 통해 자체 해결의 길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서울투신운용 등은 대규모 증자계획을 속속 발표해 생존의 길을 모색하는 중이다. ◇증권사 32개 판매 증권사들이 실제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1조5,000억원수준이다. 투신사와 분담비율을 2대8로 하기로 결의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큰 편이다. 증권사별로는 바이코리아 열풍을 몰고오며 수익증권 판매에 열을 올린 현대증권과 현대투신증권이 각각 2,284억원과 3,643억원으로 6,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다음이 대우증권으로 3,000억원이 넘고 있고 삼성증권도 2,5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LG증권은 878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들 대형 증권사들이 전체의 80%이상의 손실을 부담하는 셈이다. 이에 비해 부국, 한양, 세종증권 등은 대우채권으로 인한 손실부담이 한푼에 없을 것으로 추정돼 대조적이다. 증권사 역시 올 상반기 증시활황에다 수익증권 판매 활기로 막대한 이익을 챙겨놓은 만큼 이 정도의 손실은 감당해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증권 등 대형 증권사는 상반기에만 6,000억~7,000억원의 대규모 이익을 거뒀다. ◇종금 보험 등 기타 종금사, 보험사 등도 대우 여신과 수익증권 보유로 영향을 받지만 미미한 수준이어서 자체 흡수할 수 있을 전망이다. 대부분 자 본이나 영업수익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감위는 필요할 경우 자구노력 등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를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임석훈기자SHIM@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