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한도는 기탁금 포함 3억원… 논란 커져
민주당 한화갑 전 대표에 대한 검찰수사를 계기로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자금 문제가 정국의 새 쟁점으로 부상했다. 특히 당시 경선에 나섰던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측은 “합법적인 틀 내에서 비용을 쓸 수 없었다”고 해명한 터여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은 2002년 3월부터 16개 시ㆍ도를 돌며 치러졌다. 후보기탁금은 2억5,000만원. 선관위가 “연간 후원금 한도 6억원(선거시) 중 3억원은 대선후보가 확정된 뒤 사용할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려 경선에서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비용은 5,000만원이었다.
당시 노 캠프의 경우 386 측근인 안희정씨가 대우건설 등 기업체를 돌며 자금을 거둔 반면, 이광재씨는 중소 기업체와 벤처기업 관계자들에게 도움을 부탁했다는 게 정설이다. 이씨는 이와 관련, 2일 “당시 영수증이 없는 돈은 받지 않았다”면서 “경선 도중 노 후보의 신용카드가 2차례나 지급정지될 만큼 어렵게 선거를 치렀다”고 말했다.
노 후보 역시 고교 후배인 문병욱 썬앤문 회장으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검찰 수사로 밝혀진 상태다. 당시 노 캠프의 한 관계자는 “5,000만원으로 경선을 치른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불법자금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 역시 작년 7월 기자회견에서 “경선에 들어가는 홍보, 기획비용들을 합법적 틀 안에서 할 수가 없었다”고 시인한 바 있다.
당시 노 후보와 함께 경선을 완주했던 정동영 의장측도 경선 과정에서 조직활동비 등으로 상당한 자금을 사용, 선거 비용 한도액을 초과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시 한 관계자는 “지역 거점 확보 및 국민참여 선거인단 입당 권유 등을 위해 1인당 수십만원씩의 활동비를 줘 내려보냈다”면서 “나중에 장부를 후원금 규모로 맞춰 정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 의장은 첫 제주 경선이 열리기 6일 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까지 기탁금 2억5,000만원을 포함해 3억3,000만원을 썼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정철 기자 parkjc@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