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옵션 끼워팔기 못한다
최근 현대자동차 미니밴 트라제XG를 구입하면서 조수석 에어백을 옵션품목으로 희망했던 K씨는 현대의 끼워팔기 전략에 혀를 내둘렸다.
조수석 에어백의 가격은 불과 31만원이지만 이 품목을 선택하려면 300만원이 넘는 추가 옵션품목을 반드시 선택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K씨는 울며겨자먹기로 추가 옵션품목을 일괄 채택했지만 자동차 업체의 상혼이 도를 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앞으로 자동차 제조업체의 고질적인 옵션품목 끼워넣기식 판매방식이 제동이 걸리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5일 레저용 자동차의 옵션품목 패키지 판매에 대해 소비자가 원하지 않은 품목까지도 구입토록 강제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대우자동차판매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위반사실을 신문에 공표하도록 시정조치했다고 밝혔다. 표참조
공정위는 일부 선택사양 품목에 대해 몇 개 품목씩 그룹을 지어 일괄 판매하는 패키지 판매방식이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품목까지도 구입토록 강제함으로써 소비자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 품목들은 기능상 상호연관이 없어 기술적으로 분리해 조립이 가능하기 때문에 품목별 판매가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특히 일부 자동차 업체는 특정 1개 품목을 선택하려면 10배 가량의 추가 부담을 강요해 배보다 배꼽이 더 커다고 지적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트라제XG의 경우 소비자가 31만원 상당의 조수석 에어백을 선택하려면 62만원상당의 ABS와 전동식 선루프(45만원)등 모두 5개 품목 366만원을 추가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아자동차의 스포티지아멕스는 ABS를 선택하려는 소비자는 알루미늄 휠과 보조제동등 등 4개 품목으로 구성된 팩1과 안개등ㆍ범퍼가드 등 3개 품목으로 구성된 팩2 등을 합쳐 모두 9개 품목 250만원어치를 일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권구찬기자 chans@sed.co.kr입력시간 2000/10/2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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