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상봉] 北국적기, 사상처음 남북영공 비행

[이산상봉] 北국적기, 사상처음 남북영공 비행15일 오전 평양을 출발해 서울 김포공항에 안착한 북한 고려항공 소속 IL-62 특별기는 북한 국적사로는 남북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한 영공을 비행하는 항공기로 기록됐다. 이륙한 IL-62기는 북측 서해상을 일직선으로 진행하다 서해 공해상에서 기수를 남으로 돌려 우리측 영해인 우도와 일직선으로 만나는 공해상에서 다시 기수를 인천방향으로 돌리는 「ㄷ」자 코스를 택했다. 특별기는 이날 오전10시께 평양 순안공항을 이륙해 서해 공해상 북위 38도48분·서동경 124도15분 지점에서 기수를 남으로 돌려 북위 38도48분·동경 124도20분 지점 근처의 북방한계선을 통과한 뒤 남측 영해인 우도에서 일직선으로 만나는 북위 37도12분46초·동경 124도24분47초 지점에서 왼쪽으로 꺾어 김포공항까지 비행했다. 특별기는 순안공항 출발 30여분 뒤 남측 비행정보구역에 들어와 국제민간항공기구 규정에 의해 대구항로교통관제소의 지시에 따라 1시간 만에 김포공항에 무사히 내려앉았다. IL-62기는 김포공항에서 평양을 방문할 남측 이산가족 방문단 151명을 태우고 동일한 항로를 이용해 평양으로 되돌아갔다. 북한 유일의 고려항공 소속 IL-62M 항공기는 러시아의 항공제조업체인 일류신사에서 만든 중형항공기다. 옛 소련(현 러시아)에서 장거리 운항 제트기로 최초 개발된 이 항공기는 기본형의 경우 지난 67년부터, 서울에 오는 IL-62M형의 경우 성능이 개선된 것으로 74년부터 취항을 시작했다. 이산가족 100명과 정부관계자 31명, 기자 20명 등 총 167명을 태우고 6월15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방북 때 이용했던 항로와 동일한 하늘 길로 날아온 이 비행기는 55년을 기다려온 이 길을 55분 만에 주파했다. 길이 53.12㎙, 좌석수 162~186석(IL-62MK형의 경우 195명까지 탑승가능)이고 평균운항속도는 시속 820~850㎞, 운항거리는 1만㎞이며 승무원은 5명이다. 이 항공기는 93년 생산이 중단될 때까지 총 250여대가 제작돼 동유럽 등 옛 공산국가에 수출돼 각국의 국내 및 국제노선에서 운항되고 있다. 러시아 극동항공사가 주2회 운행하는 서울~하바로브스크 노선에 이 기종을 투입해 운항하고 있어 김포공항에서는 낯선 기종은 아니다. /특별취재반 입력시간 2000/08/15 19:12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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