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초대작가 이형구

베니스 무대서 전시하고 싶던 꿈 10년만에이뤘죠


“한국관 초대작가 이형우의 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10년 전 베니스를 왔을 때 언젠가 내 작품을 전시하고 싶었던 꿈이 실현된 것이죠.” 작가 이형구(38ㆍ사진)가 세계 미술계에 선보이는 작품은 뼈로 만든 ‘아니마투스’연작과 동양 남자의 왜소한 콤플렉스를 담은 ‘오브젝추얼스’. 2003년 서울 시립미술관에서 처음 선보인 ‘아니마투스’ 연작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펠리스 카투스 아니마투스’(톰)과 ‘무스 아니마투스’ (제리)를 선보인 데 만족한다고 자평했다. 만화영화를 모티브로 한 것은 글로벌한 캐릭터 톰과 제리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끌어내기 위해서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2차원에 머물러 있던 애니메이션을 3차원으로 이끌어내면 어떤 모습일까, 뼈만 남아있어도 톰과 제리는 여전히 귀여울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작업이 시작됐다”며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와 가짜보다 더 가짜 같은 진짜가 중첩되는 부분을 담는 것이 작품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한국관 개관 후 구겐하임과 뉴욕현대미술관(MoMA) 관계자들의 그의 작품에 대한 컬렉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는 게 안소연 커미셔너의 설명. 또 다른 작품인 오브젝추얼스는 작가의 자화상과도 같다. 미국 유학과정에서 동양 남자로서 왜소한 신체에 열등감을 느끼기 시작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인체변환장치를 조각작품으로 구상한 것. 전시에는 실험실을 연상시키는 공간에 PET병ㆍ전구갓 등으로 만든 인체 변환장치와 사진과 비디오 그리고 퍼포먼스가 함께 진행된다. 한국관 문을 열어 놓고 그는 스위스 바젤로 간다. 770만종의 자연사관련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유럽 최대의 바젤 자연사 박물관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싶다는 문의가 와서다. 그는 “세상에 있는 모든 유물은 다 있지만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뼈는 없다며 관심을 보였다”며 “자연사박물관에서 전시가 열린다면 아니마투스 연작의 개념을 많은 사람과 공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