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는 공기나 물과 같이 인류 모두가 누리는 공공재다. 그로부터 발생하는 불로소득은 국가로 환수돼 서민을 위한 주택공급 자금으로 쓰여져야 한다.
최근 정부가 부동산세제를 실거래가 기준으로 재편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점에서 환영할 만 하다. 그러나 실거래가격 기준 과세를 투기지역으로 한정할 것이 아니라 전국으로 확대해야 하며 기준시가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행 세제는 주택매매 시 기준시가와 실거래가라는 두 가지 신고기준을 둠으로써 사실상 양도소득세 탈세의 길을 합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실재로 억원대 매매차익을 얻고도 실거래가격이 아닌 기준시가로 신고해 양도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실거래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면 매도자가 매매가를 실제보다 낮춰 허위 신고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실거래가 과세가 정착되면 매수자가 이 같은 이중계약에 응하지 않을 것이다. 매수자가 매도자의 허위신고요구에 동의해 이중계약을 할 경우 나중에 자신이 해당 주택을 되팔 때 그만큼 양도세를 더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양도소득세만 제 기능을 발휘해도 토지공개념 관련 법률들이 존재할 필요가 없으며 합동투기단속반의 투기 조사와 같은 행정력 낭비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조치가 효과를 얻게 되면 부동산투자도 상가나 오피스빌딩 등 임대수익용 자산으로 옮겨가게 돼 단순 매매차익을 노리는 투기는 상대적으로 입지를 잃게 된다.
다만 주택가격 과열을 잡기 위해 주택담보 대출을 억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부 투기세력을 잡기 위해 주택담보 대출비율을 낮추면 서민들의 내집 마련이 어려워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김용희(부동산가이드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