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물가 오른다" 베팅

물가연동채권 시장 호황

글로벌 시장이 금융위기 이후 진행돼온 선진국 중심의 막대한 양적완화로 향후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데 베팅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10일 전세계에서 향후 물가가 상승할 경우 일반채권보다 높은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물가연동채권(일명 링커스) 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3년간 총 1조달러의 링커스가 발행됐고 시장은 이를 모두 소화했다. 이에 힘입어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링커스도 2조3,000억달러에 달해 지난 2010년 대비 40%나 급증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지난해 1,550억달러어치의 링커스 발행에 성공해 가장 많은 링커스를 발행한 국가가 됐으며 이탈리아가 630억달러 규모의 링커스를 발행해 뒤를 이었다. 일본 역시 지난해 4·4분기 5년 만에 링커스 발행을 개시했다. 또 최근 영국은 52년 만기 링커스를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자가 몰린 가운데 성공리에 발행했다.

JP모건의 물가연동상품거래부문장인 카리 할그림손은 "시장이 말해주는 것은 앞으로 디플레이션이 심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며 "시장은 물가상승률이 역사적 평균 수준으로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사이트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후커 선임 펀드매니저도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우려한다"면서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유순하지만 현재 정책(초완화를 의미)의 끝은 결국 인플레이션 심화일 수밖에 없음을 걱정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현재 전세계 물가는 선진국 중앙은행이 수년간 천문학적 돈을 풀고 있음에도 좀처럼 상승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2007년 이후 각국 중앙은행의 자산은 20조5,000억달러로 2배 늘었지만 지난해 선진국 물가상승률은 평균 1.4%로 장기 평균치에 크게 못 미쳤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