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해외도피 '환치기' 만연
올들어 2兆4,000억원 적발…작년보다 47% 급증
유령회사 세워 투자위장 송금
은행 지점장이 5억 불법송금
불법 외환거래 수법인 '환치기'를 이용해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사례가 2조4,000억원대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금액은 관세청의 일제 불법단속 결과 적발된 것이며 실제 환치기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환치기 과정에서 현직 은행 지점장과 한국은행에 정상적으로 등록한 환전상도 개입하는 등 불법적인 재산 해외도피가 만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세청은 지난 5월부터 9월 말까지 조사인력을 집중 투입해 환치기 계좌 적발에 나선 결과 7,783억원 가량을 불법으로 해외에 송금한 환치기 계좌 23건을 적발, 관련자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올들어 9월까지 검찰로 넘어간 환치기 규모만 1조5,949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동기의 1,376억원보다 10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관세청이 내부조사 중인 8,031억원(22건)의 불법송금 혐의건을 합치면 환치기 규모는 2조3,732억원으로 늘어난다. 적발금액이 크게 늘어난 것은 관세청이 조사인력 전원을 투입하는 등 사상 유례없이 강도 높은 조사를 펼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환치기란 외환당국에 등록하지 않고 불법으로 송금 등 외국환 업무를 수행하면서 의뢰인으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받는 수법이다. 박재홍 관세청 조사감시국장은 "지난해까지는 수출입물품 대금을 지급하거나 관세를 포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재산도피나 자금세탁 목적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적지않다"며 "이런 사례를 집중 단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권홍우 기자 hongw@sed.co.kr
입력시간 : 2004-10-03 1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