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2.7%라는 저조한 수준에 그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이처럼 1ㆍ4분기 성장이 저조한 것은 지난해 말 ‘담뱃값 인상’이라는 돌발변수 때문이며 이를 제외하면 경기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내수 회복속도가 수출둔화폭을 따라잡지 못해 정부의 연간 목표인 5% 성장은 커녕 4%도 안심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한은은 1ㆍ4분기 성장률 2%대는 일시적인 것이며 경기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병화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담배생산 급감 등으로 1ㆍ4분기 성장률은 저조했다”며 “우리 경제가 아직 바닥권에서 횡보 중이지만 내용면에서는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1년6개월 만에 2%대 성장률을 기록한데다 계절조정을 거친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은 0.4%에 그치는 등 바닥을 쳤다는 정부 경기전망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회복속도가 너무 느린 것이 현실이다. 정부와 한은은 줄곧 마이너스 성장을 하던 민간소비와 내수가 살아난 점과 설비투자가 회복된 데 대해 상당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1ㆍ4분기 중 민간소비지출은 1.4% 증가하면서 지난해 4ㆍ4분기의 0.6%에 이어 2분기 연속 증가했으며 증가폭도 커졌다. 가계소비지출도 1.3% 증가했다. 설비투자 역시 1ㆍ4분기 중 3.1% 증가했으며 일반기계와 정밀기계 등 기계류 투자는 6.8% 증가했다. 문제는 회복강도가 아직 미약해 줄어드는 수출규모를 상쇄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1ㆍ4분기 중 상품수출증가율은 8.1% 늘어나는 데 그쳐 지난 2002년 1ㆍ4분기(1.4%)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지난해 1ㆍ4분기 6.8%포인트에서 올해 1.7%포인트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중 내수 기여도는 1년 전 -0.8%포인트에서 0.9%포인트로 올랐다. 내수 기여도가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수출 기여도 감소폭을 감안할 경우 한은이 예상하는 4% 성장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김 국장은 “아직까지 올해 성장률 4%를 바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한발 더 나아가 “국책사업 효과가 가시화하고 건설경기 및 내수가 회복되면서 하반기 경기는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며 “정부 목표인 5% 성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원유도입 단가가 지난해보다 배럴당 11달러나 급등한데다 위앤화 재평가, 북핵 리스크, 선진국 경기 둔화 등 대외 요인들이 하나같이 성장률 저해요인으로 도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지속적인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한국개발연구원(KDI), 삼성경제연구소 등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올 성장률이 3%대 후반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