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K9, 수입차 1위 BMW 정조준

740i와 비교마케팅… 가격·연비 우월성 부각
BMW 잠재고객 유치해 내수판매 확대 노려




수입車 돌풍 잠재울 엄청난 한국차
기아 K9, 수입차 1위 BMW 정조준740i와 비교마케팅… 가격·연비 우월성 부각BMW 잠재고객 유치해 내수판매 확대 노려

맹준호기자 next@sed.co.kr
































기아자동차 'K 시리즈'의 완결판인 대형 세단 'K9'이 BMW를 정면 조준하고 대대적인 수입차 고객 빼앗기 나선다. 기아차는 K9의 장점을 BMW와 집중 비교ㆍ홍보해 수입차 부동의 1위인 BMW로부터 잠재고객을 빼앗아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오는 5월2일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열리는 신차 발표회 브리핑 자료 중 차량 사양 및 성능 소개 페이지를 BMW 7시리즈의 주력 모델인 740i와 비교해 작성했다. 동력성능과 안전ㆍ편의 사양 면에서 K9이 BMW 740i보다 낫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BMW 7시리즈는 BMW의 플래그십급 대형 세단으로 지난해 국내 프리미엄급 대형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를 제치고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현대ㆍ기아차는 불경기에도 계속 성장하는 수입차업계로부터 오히려 고객을 빼앗아 줄곧 하향세인 내수 판매를 늘리겠다는 '역발상 전략'을 최근 세웠다. 그리고 그 첫 번째 타깃을 '수입차의 왕' BMW로 삼았다.

기아차는 K9의 가격을 5,000만원대 후반부터 7,00만원대로 정했다. BMW 7시리즈의 주력 모델인 740i와 730d의 가격은 각각 1억3,600만~1억4,160만원과 1억2,380만원이어서 대략 K9의 2~3배 수준이다. '두 세배나 되는 비용을 지불하면서 BMW 7시리즈를 사느니 그 절반 이하 가격으로 성능이 더 우수한 K9을 사라'는 게 기아차가 전달하고 싶어하는 핵심 메시지다. 자동차업계의 한 전문가는 "BMW가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차 값의 공정성을 조사받고 있어 기아차의 메시지가 더욱 의미심장하게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K9이 사양 면에서 고객에게 집중 호소하고 싶은 것은 'BMW 740i보다 차체와 엔진 배기량이 큰데도 연비는 훨씬 높다'는 부분이다.

실제로 K9은 전장 5,090㎜, 전폭 1,900㎜, 전고 1,490㎜로 5,072㎜ㆍ1,902㎜ㆍ1,479㎜의 BMW 740i보다 차체가 더 길고 더 높다. 엔진도 3,000㏄급인 BMW 740i보다 큰 3,300㏄급(최고출력 300마력)과 3,800㏄(334마력)급 두 종류를 탑재한다.

하지만 연비는 K9이 월등할 것으로 보인다. K9과 같은 동일한 엔진ㆍ변속기를 쓰는 현대차 제네시스의 연비가 3,300㏄, 3,800㏄ 모델이 각각 리터당 10.6㎞, 10.2㎞임을 감안하면 리터당 8.5㎞에 머무는 BMW 740i보다 K9의 연료 효율이 우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는 첨단 사양 면에서도 K9이 BMW 7시리즈보다 낫다고 보고 있다. 유리창에 주행 정보가 비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원조 격인 BMW 7시리즈보다 진보된 것을 탑재했고 발광다이오드(LED) 풀 어댑티브 헤드램프 등 1억원이 넘는 수입차를 넘어서는 사양 수준을 구현했다는 것이다.

기아차는 K9과 BMW 7시리즈의 비교 마케팅을 전개하면 7시리즈 고객뿐만 아니라 5시리즈 고객까지 함께 넘어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000만원대 후반부터 시작하는 BMW 528i는 배기량 2,000㏄급 중형차여서 K9을 선택할 경우 같은 가격에 3,300㏄ 이상 대형차를 살 수 있다는 점을 소비자들이 잘 알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기아차의 이 같은 전략에 BMW가 일정 수준의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BMW 7시리즈는 모델 체인지를 몇 년 남기지 않아 이미 구형이 된 이미지가 있고 5시리즈는 최근 2년간 너무 많이 팔려 시장에 피로감이 쌓여 있다는 점 등이 약점으로 거론된다.

자동차업계의 한 전문가는 "K9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달리는 맛, 감성 품질 등은 아직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를 따라잡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BMW는 차 값과 부품값, 수리비 등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인식이 퍼져 있어 K9의 비교 마케팅이 의외로 잘 먹혀들어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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