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 대주주인 칼라일펀드가 올 연말까지 지분 매각을 위한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한다. 한미은행 인수전에는 스탠다드차타드, 씨티은행, HSBC 등 외국계 은행들이 최종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16일 “한미은행 대주주인 칼라일 펀드가 올 연말까지 지분 매각을 위한 우선 협상대상자를 선정한 후 후속 매각 작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외국계 은행들을 중심으로 인수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칼라일은 우선협상대상자를 지난 15일까지 선정할 예정이었으나 입찰에 참여한 외국계 은행들과의 조율이 늦어져 선정시기를 올 연말로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칼라일은 대신 입찰 가격을 올리기 위해 입찰에 참가한 외국계 은행 모두에게 한미은행의 경영상황을 대략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실사기간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HSBC의 경우 대외적으로 국내은행 인수 포기의사를 밝혔지만 여전히 한미은행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여전히 50%이상의 지분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스탠다드차터드 은행과 씨티은행도 한미은행을 인수해 국내 소매금융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밝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미은행은 지난달 30일 싱가폴 사무소를 구조조정 차원에서 정리했다. 또 뉴욕사무소도 순익이 크게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폐쇄를 검토하고 있는 것을 알려져 이 같은 해외점포정리 작업이 매각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그러나 한미은행의 한 관계자는 “해외점포 정리는 수익경영 차원에서 이뤄진 일상적인 구조조정 활동”이라며 “은행 지분 매각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