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의 '장자방'으로 외환위기 이후 부실기업의 구조조정 등 뒷수습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던 최범수(58·사진) 신한아이타스 대표(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가 카드정보 유출 사태로 공석이 된 코리아크레딧뷰로(KCB)의 차기 대표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금융감독 당국에 따르면 KCB는 5일 차기 대표이사 결정을 위한 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연다.
KCB는 지난달 5일 대추위를 구성했다. 대추위는 주주사인 국민·신한·우리은행 등 9개 금융사 출신 비상무 이사로 구성돼 있다.
최 대표는 현재 KCB에서 비상무 이사를 맡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최 전 부사장과 전 경남은행 감사, 서울보증보험, 삼성생명 전 임원 등이 후보인데 최 전 부사장으로 사실상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지난 2000년 이 전 경제부총리 재직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으로 활동했고 국민·주택은행 합병 당시 합병추진위원회 간사를 맡았다.
국민은행 전략기획담당 부행장과 한국개인신용(현 KCB) 부사장도 역임했다.
하지만 추천과정에서 뒷말이 나온다. 금융감독 당국의 고위관계자는 "최 전 부사장은 추천위원장을 하다가 차기 대표로 추천을 받은 뒤 위원장직을 사임했다"며 "최 전 부사장이 최종후보를 정할 때 의결에는 참석하지는 못 하지만 여전히 추천위원직은 맡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외견상으로는 추천위원장을 하면서 추천을 받았으니까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차기 대표에 관심이 있었다면 추천위원장을 맡지 않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이와 관련해 "추천위원장은 나이가 많아 자연스레 뽑혔던 것이고 후보 추천 이후에는 위원장으로 활동한 적이 없다"며 "주주사들이 대표직을 맡아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데다 회사가 위기에 처해 있는데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