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 이어 편의점도 가격을 대형마트 수준으로 낮춘다.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에 비해 상품값이 비싸다는 지적을 받아온 편의점이 물가잡기에 동참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CJ제일제당은 설탕 출고 가격을 인하하기로 했다.
유통업계 및 식품업계의 이 같은 가격 인하 움직임은 박근혜 대통령이 물가안정을 최우선과제로 강조하면서 새 정부 정책 동향에 동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BGF리테일의 편의점 씨유(CU)는 4일 가계부담을 줄이기 위해 라면ㆍ우유 등 일부 생활용품을 대형마트 수준으로 할인한다고 밝혔다.
라면 가격을 내리기 위해 CU는 이달 주말마다 '봉지면 데이'를 진행하고 상품을 최대 27% 할인하기로 했다. 해당 상품은 남자라면ㆍ진라면ㆍ열라면ㆍ참깨라면 등 단품과 묶음상품 등 총 10종이다. 묶음상품의 경우 행사가격이 기존보다 900~1,100원 정도 저렴해져 대형마트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 된다.
우유도 주말마다 '밀크데이' 행사를 열고 가격을 내린다. CU의 자체상표(PB)인 'CU우유'1,000㎖ 제품을 2개 묶어 구입하면 15% 할인해준다.
GS25는 매달 300~400여가지 상품을 행사상품으로 선정하고 간접적인 가격 인하 효과가 있는 1+1 등 증정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에는 가공우유ㆍ라면ㆍ과자류 등 326종의 제품을 구매하면 덤으로 1개 또는 2개의 상품을 증정하고 있다. 행사상품을 POP카드로 결재시 10% 추가 할인해준다.
세븐일레븐은 1일부터 아침식사 대용으로 구매하는 가공우유 8종의 가격을 평균 21.6% 할인 판매한다. 세븐일레븐은 이번 행사를 4월 말까지 진행하고 이후로도 고객이 직접적인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균일가 할인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편의점들이 가격 인하에 적극 나서는 것은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에 따른 고객의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에서다. CU의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으로 8년 만에 엥겔지수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가계 형편이 여의치 않다"며 "생활 속 가장 가까운 유통채널인 편의점도 물가안정에 기여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CJ제일제당은 서민물가 안정 및 가공식품 업체의 원가부담 완화를 위해 5일부터 설탕 출고가를 인하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조치로 하얀설탕 1㎏의 출고가는 1,363원에서 1,308원으로, 15㎏은 1만7,656원에서 1만6,597원으로 각각 4%, 6% 인하된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9월에도 설탕 출고가를 평균 5.1% 인하했었다.
CJ제일제당의 한 관계자는 "전기와 도시가스 등 공공요금이 인상되고 원ㆍ달러 환율이 반등하고 있어 불안요소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국제원당 시세가 안정적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고 물가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가격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