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투자 조급증 버리자

개인투자자 A씨는 며칠 전 한 증권사에서 보내온 10월 적립식 펀드 거래내역을 보고 적잖이 실망했다. 지난 5월부터 시작해 매달 10만원씩 6개월 동안 투자한 60만원이 벌어들인 돈은 고작 3만5,000원으로 수익률이 5.8%에 불과했던 것이다. A씨가 그동안 매달 보내온 거래내역을 보지 않은 것은 ‘투자는 장기로 해야 된다’는 믿음을 실천하기 위해서였다. 이제 6개월이 지났으니 마음먹고 확인했던 것인데 막상 수익률은 기대치에 턱없이 못 미쳤다. A씨는 ‘시장수익률만 해도 26%에 달하는데 이게 뭐야’라는 생각이 들어 전화기를 집어들고 상담자에게 따지듯이 물었다. “왜 이리 수익률이 낮은 건가요.” 그런데 돌아온 답은 전혀 뜻밖이었다. “투자기간이 짧아서 그렇습니다.” A씨는 6개월이 지났으니 꽤 장기투자했다고 생각하는데 펀드를 운용하는 사람은 단기투자라는 것이다. A씨도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이해가 되면서도 막상 자신의 돈이 투입되자 ‘고작 6개월’이 ‘무려 6개월’로 바뀌며 대박을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동안 혼란스러웠던 A씨는 이내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 펀드에 처음 가입할 당시 A씨는 은행 예금금리 이상만 되면 오케이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 A씨가 가입한 펀드의 수익률을 연간으로 환산하면 11.6%니까 예금금리의 두배가 넘는다. 게다가 이 펀드는 다른 주식형 펀드보다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는 셈이다. 최근 들어 적립식 펀드 붐이 일면서 우리 증시에서 간접투자가 정착되고는 있지만 A씨와 같은 투자 조급증 환자들은 아직도 많다. 적립식 펀드는 자금을 나눠서 투입하기 때문에 매입단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어서 그날그날의 시황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전일 급락했던 증시가 오늘은 회복세로 돌아섰다. 주가가 올라갔다고 일희할 것도 아니요, 떨어졌다고 일비할 것도 아니다. 지금 증시 주변 여건을 감안했을 때 길게 놓고 보면 주가전망은 좋은 편이다. 그 믿음만 간직한 채 투자는 전문가에게 맡겨놓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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