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對中무역법 통과 총력전

민주당의원 반대 많아, 설득 안간힘이달말로 다가온 의회의 대(對) 중국 항구적 정상무역관계(PNTR) 부여방안의 통과를 위해 클린턴 행정부가 마지막 사력을 다하고 있다. 중국의 PNTR 허용여부는 곧바로 미국 의회의 중국 WTO(세계무역기구) 가입 승인과 직결되는 문제. PNTR의 부결은 미 의회가 중국의 WTO 가입을 승인하지 않는 결과로 이어진다. 아직까지 이 법안의 통과여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상원의 통과는 거의 확실시되고 있지만 하원의 통과가 어려운 실정. 현재까지 하원 통과에 필요한 218명의 찬성표에서 10표이상 부족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를 더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하원의 반대표중 대부분이 클린턴의 민주당 의원들이라는 점. 대체로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편인 공화당 의원들은 거의 PNTR에 찬성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계, 환경단체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 민주당 의원들은 지역구에서의 반응을 우려해 다수가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법안 통과를 위해 현재 30여명의 민주당 의원들을 집중적으로 설득하고 있다. 그러나 2주간의 부활절 귀향활동을 마치고 이번주에 문을 연 미 의회는 여전히 법안통과를 낙관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클린턴측은 이번 PNTR 법안이 올해 의회에서 다룰 의안중 가장 중요한 것이고, 나아가 향후 20~30년간 이처럼 중요한 의안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21세기 세계 경제질서는 물론, 세계 안보질서에까지 영향을 미칠 법안이라는 주장이다. 클린턴의 경제참모들에 이어 이달들어서는 새뮤얼 버거 안보보좌관까지 나서서 대중(對中) PNTR 법안이 동북아 및 세계질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은근히 반대파 의원들을 옥죄었다. PNTR이 부결될 경우 중국내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을 반대해온 매파들이 득세하면서 중국의 개방정책이 후퇴하고, 대만과의 긴장관계가 고조되면서 동북아질서, 나아가 세계 안보질서가 제2의 냉전으로 치닫게 될 수도 있다는 논리다. 경제참모들은 이 법안을 부결시키더라도 중국의 WTO 가입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만큼 중국의 WTO 가입으로 인한 혜택을 미국만 누리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통신시장 등 중국의 시장개방이 미국을 제외한 경쟁국가들에게만 이뤄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안 통과로 인해 미국 기업들이 값싼 임금을 노려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길 것을 우려하는 노동계, 인권 및 환경문제를 지적하는 시민단체 등의 압력을 받고 있는 대다수 민주당 의원들은 요지부동인 실정이다. 국익보다고 자신의 재선(再選)이 더 급하다는 것이다. 중국의 WTO 가입을 자신의 최대 치적중 하나로 내세우는 클린턴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해에 다름아닌 소속정당인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에 밀려 꼼짝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클린턴 행정부는 한달동안의 로비를 통해 법안 통과에 문제가 없게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지만 의회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한 실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뉴욕=이세정특파원 BOBLEE@SED.CO.KR 입력시간 2000/05/0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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