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와 함께한 40년 행복했다"

'부산사나이' 이장호 회장 14일 퇴임


이장호(사진) BS금융지주 회장이 14일 퇴임식을 끝으로 40년간 재직한 BS금융을 떠난다.

지난 1973년 행원으로 출발해 최초의 내부 출신 은행장과 회장직에 오르며 화려했던 은행원 인생을 마무리하는 이 회장. 예기치 않은 상황과 마주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지만 이 회장은 어느 누구보다 의연한 모습으로 물러날 준비를 해왔다.

퇴임을 하루 앞둔 1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 회장은 그 스스로를 줄곧 '행복한 뱅커'라고 표현했다. 그는 "금융업은 (외풍이 많아) 쉽지 않은 업종인데 말단 행원에서 출발해 회장까지 해봤으니 더 이상 바랄게 없다"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이 회장은 자신이 걸어왔던 길을 후배한테 고스란히 물려주고 떠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보람된 일이라며 40년 은행원 인생을 돌아봤다.

이 회장은 "금융계에서 내부승계가 흔치 않은데 성세환 행장에게 회장직을 물려줄 수 있어서 진심으로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2006년 은행장에 취임한 후부터 현재까지 8년째 성 행장과 호흡을 맞춰왔다"며 "그 누구보다 BS금융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줄 적임자라는 것을 알기에 성 행장에게 별도로 당부의 말도 하지 않고 떠날 생각"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그만큼 차기 회장에 대한 신뢰가 두텁다는 의미다.

올해 6월 BS금융을 둘러싸고 '관치금융' 논란이 불거지며 임기보다 6개월 먼저 사퇴하게 됐지만 이 회장은 "전혀 서운하지 않다"며 웃음을 지었다.

그는 특히 "금융업에서 전문 경영인이 오랫동안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문제"라며 "나름대로 내려와야 될 때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조금 빨리 왔을 뿐 마음속 응어리는 하나도 없다"며 힘줘 말했다.

지방은행 업계 만년 2위였던 부산은행을 최대 규모의 지방은행으로 성장시킨 이 회장은 지방은행의 역할론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전 세계에서 명성을 떨치는 글로벌 은행들의 뿌리도 지방은행"이라며 "지역과 함께 성장하고 신뢰를 쌓는 등 뿌리를 튼튼히 해야 국내 금융시장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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