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자본 '셀 USA' 나섰다

인텔등 실적 전망 불투명에 주식매도 확대
해외銀 외환포지션 재편 美 국채도 정리
美기업은 투자꺼려 현금보유 63년후 최대

일본 등 해외투자자들이 대대적인 ‘셀 어메리카(Sell America)’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자본은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비중을 크게 축소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특히 인텔 등 첨단기술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미국 기업의 순익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지난 5월까지 3개월간 주식시장에서 매도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주말 외국인 투자자들의 미국주식 순매도규모가 5월 중 76억달러에 달해 4월의 18억달러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레만 브러더스의 이코노미스트인 드류 매터스는 “유가 급등과 금리 인상 전망으로 가위눌린 주식시장이 최근 들어 반도체업종을 중심으로 실적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더욱 위축되는 추세”라며 “이에 따라 지난 3월까지 순매수 기조를 지켰던 외국인 자본도 4월부터 순매도로 돌아선 후 갈수록 매도규모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해외 중앙은행들이 외환 포지션 재편작업의 일환으로 달러화 표시 채권을 내다 팔면서 미국 국채 순매수 규모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최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엔화 및 유로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미국 국채를 대거 정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미국 국채 보유액을 지난 4월 1,273억달러에서 5월에는 1,132억달러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5월 중 미국 국채를 219억달러 순매수했다. 이는 4월의 353억달러에 비해 37.9%나 줄어든 것이다. 외국 중앙은행의 미국 국채 순매수 규모도 146억달러로 4월의 221억달러보다 33.9%(75억달러) 감소했다. 주식과 채권을 합친 유가증권 전체에 대한 순매수 규모는 지난 5월 564억달러로 4월의 760달러보다 25.8% 감소했다. 이는 지난 10월 이후 최저 수준이며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한편 미국 기업들도 경영환경이 불투명해지자 신규 투자를 꺼리면서 현금 보유규모를 늘려 나가고 있다. 미국 연방은행 통계에 따르면 금융업을 제외한 미국 기업의 현금 보유액은 지난해 말 현재 총 9,250억달러로 지난 63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업이 현금 보유규모를 늘린다는 것은 경영환경이 불확실해 투자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과거 기업의 보유현금이 크게 늘어날 때마다 큰 폭의 하락세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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