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규 "내면 연기의 비결은 우울증"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서 백전백승 백승찬 반장 역 한국아이닷컴 모신정 기자 msj@hankooki.com 사진=이혜영 기자 "강하게 내지르는 연기를 통해 스스로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때로는 약간의 우울증에서 내면 연기의 에너지를 얻기도 하죠." 배우 한석규(44)가 광기 넘치는 형사로 돌아온다.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의 차승원과 호흡을 맞춘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감독 곽경택,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로 괴물 같은 연기력을 다시 한 번 뽐낸다. 한석규는 2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영화의 쇼케이스 및 이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이번에 좀 센 역을 맡았다. 제 이미지가 많이 말랑말랑한 멜로 쪽으로 기울어졌는데 그동안 꼭 이런 역할을 맡고 싶었다. 백승찬 반장 역은 '구타유발자들'의 연장선에 있는 인물"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모습을 보일 땐 나 스스로도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이런 기회가 오기 쉽지 않은데 헤어스타일을 백발로 고집해가며 인물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한석규와의 일문일답. - 개봉을 앞둔 소감은. ▲ 애를 낳는 심정이다. 조금 과장도 섞였겠지만 16번째 아이를 낳는 느낌이랄까. 태교에 충실해서 아이를 잘 낳아 보려고 했다. - 영화에 대한 간단히 소개해 달라 ▲ 도시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룬 매우 세련된 장르 영화다. 너무 해보고 싶은 분야였다. - 백승찬 반장 역할을 위해 외적으로 신경 쓴 부분은 ▲ 백발 스타일의 헤어는 내가 끝끝내 고집을 부렸다. 감독님이나 분장팀도 처음엔 난감해했지만 내가 밀어붙였다. 껌을 씹는 연기나 입만 열면 욕을 퍼붓는 것도 백승찬의 캐릭터를 드러내는 모습 중 하나다. - 백 반장 역할은 기존의 캐릭터와 너무 동떨어진 것 아닌가. ▲ 아니다. 백 반장은 '그 때 그 사람들'의 주과장이나 '구타유발자들'의 문재, '넘버 3'의 태주, '서울의 달' 홍식의 연장선에 있다. 실험에 실험을 거듭한 끝에 나온 캐릭터들이다. 그렇게 조금씩 내가 겪은 실패나 모니터한 결과들을 통해 캐릭터들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믿는다. 내 작품들을 돌아 봤을 때 30대 때의 연기는 애를 많이 쓴 연기다. 하지만 40대가 된 다음의 연기는 관객의 입장으로 봤을 때 그렇게 나쁘지 않다. 괜찮아졌다. 남자 배우에게 40대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가장 좋은 나이다. 40대가 되면 하고 싶었던 연기가 너무 많다. 아, 아니다. 오히려 하는 것보다 안하는 게 더 어렵다. 하는 건 하면 되는 건데. 이번에 백 반장을 하고 나서 선을 넘은 건 아닌가, 뭔가 넘친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부족하다면 다음에 더 잘 하면 되는 거다. 더 나은 모습으로 더 나은 작품을 향해 나아가면 된다. - 어떤 장면에서 넘쳤다는 우려가 드나. ▲ 매신 매커트를 신경 썼지만 특히 이병준씨가 맡은 안토니오 취조신이 신경 쓰였다. 이 장면은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신경을 거스르는 신이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다. 이병준씨를 때리기도 하고 구슬리기도 하는 장면인데 촬영당일까지 아무 계획도 없이 그냥 내버려뒀다. 이런 신은 내가 뭔가 계획하는 게 단점으로 작용하리라 믿었다. 전혀 계획 없이 본능적으로 연기했다. 촬영을 막 하고 나서는 나쁘지 않구나 생각했는데 또 시간이 흐르니 넘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런 게 연기 스트레스다.(웃음) - 평소 본능적인 연기와 계획적인 연기의 안배는 어떻게 되나. ▲ 출연작으로 나눠서 본다면 '그 때 그 사람들'은 거의 본능적으로 임한 실험의 결과물이다. 반면 '주홍글씨'는 두 가지 면을 반반 섞은 무대였고, '음란서생'의 경우 거의 의식하며 계획 하에 움직였다. 손동작, 말투와 억양, 몸 짓 등 거의 계산속에서 나왔다. - 곽경택 감독에 따르면 한석규라는 배우의 연기의 힘이 우울증에서 나온다는데. ▲ 배우는 두 가지 타입이 존재한다. 외적인 타입과 내적인 타입. 내 경우는 후자인데 그게 장점이 될 수 있다. 내적인 배우는 평소에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편인데 연기를 통해서는 팍 터뜨릴 수 있다. 나 자신을 완전히 버림으로서 갖는 쾌감이 있다. 나는 그런 타입의 배우다. 우울증이라면 현대인, 도시인에게는 누구나 있는 증상 아닌가. 나는 그걸 분출할 수 있는 직업이어서 좋은 것 같다. 가장 큰 스트레스는 역시 연기다. 연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또 그걸 연기로 푼다. - 촬영이 끝나고 어떻게 지냈나. ▲ 낚시를 많이 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취미다. 연기를 빨리 하고 싶은 마음을 낚시로 달래고 있다. 어서 새로운 연기를 하고 싶다. - 낚시를 즐기는 이유는. ▲ 정말 오래된 취미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가 가르쳐 주셨다. 고등학교 때부터 아버지 영향을 벗어나 혼자서 많이 다녔다. 결혼 전엔 자주 하다가 결혼 이후 한동안 못했다. 그러다 2~3년 전부터 다시 시작했다. 뭔가를 잊기 위해 낚시만큼 좋은 게 없다. 남들은 낚시를 하며 이 생각, 저 생각 한다는데 나는 낚시할 때 아무 생각이 안 든다. 모든 잡념이 없어진다. 연기의 스트레스를 잊는데 이만한 게 없다. 또 추억도 많다. 아버지, 어머니, 형님과 함께 한 추억…. 우리 집 셋째, 넷째가 아들 녀석들인데 두어 번 데리고 다녔다. 부모와 자식이 할 수 있는 정말 좋은 취미다. - 국내에서 첫 번째로 꼽히는 연기력의 소유자가 연기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니 의외다. ▲ 내가 연기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심각해지고 말이 많아진다. 한석규에게 연기란 사랑하는 여자와 같다. 어느 순간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됐고 그 여자를 계속 가꿔오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모습으로 가다듬고 공 들여왔다. 그리고 평생 이 여인과 그렇게 살고 싶다. 그러다가 한 순간 확 떠나보내고 싶다. 그런데 그 여자를 더럽히지 않고 내가 생각하는 모습 그대로 간직하는 것이 참 쉽지 않은 것 같다. - 자녀들에게 배우라는 직업을 물려줄 생각이 있나. ▲ '미스터 주부퀴즈왕'을 찍을 때 아이들을 현장에 데려간 적이 있다. 아버지는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인지 어떻게 돈을 버는 지 보여주고 싶었다. 아이들 중 누군가가 배우를 했으면 좋겠다. 그 다음 세대도 또 그 다음에도 배우가 나오면 좋겠다. 배우라는 직업은 인생을 걸어볼 만한 일이다. 지금 큰 애가 열 살이고 그 밑으로 여덟 살, 여섯 살, 세살짜리가 있다. 그 중에 누군가가 배우를 한다면 내가 했던 시행착오는 가르쳐 줄 수 있지 않을까. - 평소 화를 전혀 안 내는 사람 같다. ▲ 내 가장 큰 단점이 화를 폭발적으로 낸다는 거다. 주위 사람들이 보기엔 좀 황당하다. 내 내면에서는 화를 내기 전까지의 과정이 너무 힘든데 주위 사람들은 그걸 전혀 모른다. 그러니 내가 화를 내는 액션의 순간에는 좀 황당해지는 거다. 이게 너무 큰 단점이다. - 인터뷰를 꺼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 그 부분에선 꼭 한 번 사과하고 싶다. 내가 인터뷰도 잘 안하고 그런 자리에 잘 안 나서는 건 솔직히 하고 싶지 않아서다. 배우는 말보다는 몸으로 사는 직업이다. 행동으로 먹고 사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 관련기사 ◀◀◀ ☞ 한석규 "내면 연기의 비결은 우울증" ☞ 차승원 "한석규 선배에 경쟁심 없었다면 거짓말" ☞ "자기야 '놈놈이이' 보자" 대체 무슨말이야? ☞ 차승원-한석규 한강서 시체 목격 '깜짝' ☞ 털털한 전지현 섹시한 한석규 오~ 파격! ☞ [포토] 한석규-차승원 '흑백포스 대결' 팽팽! ☞ 차승원 "나 원래 잘나가던 모델" 포스 발산 ☞ 차승원 "10년전 모델 이미지 찾고 싶다" ☞ 만삭 심은하 "한석규 아들 돌잔치엔 참가" ☞ 한석규 "멜로? 전도연 심은하와 키스도…" ☞ 한석규 "김지수와 첫키스? 실제 경험 담아" ☞ 한석규 한껏 망가져서 더 정겹네~ ☞ '비극 열연' 차승원, 김장훈 도우미 나서 ☞ '몸짱' 차승원 알고보니 '바른 생활 사나이' ☞ 차승원 '1/3 개런티' 미담에 충무로 '훈훈' ☞ 차승원-유해진 돌 학창시절 사진 "푸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