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그룹이 광주신세계의 임대 기간을 20년 연장했다.
인천점을 롯데에 빼앗긴 후‘임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이다.
광주신세계는 29일 금호터미널과 광주점 건물·부지 임대차 계약을 당초 계약기간인 2015년에서 2033년까지 연장하기로 함에 따라 앞으로 20년간 안정적인 영업권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임대차 계약 변경에 따라 신세계가 지급해야 하는 보증금은 종전 270억원에서 5,270억원으로 높아졌다. 이는 광주신세계 총자산(4,310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신세계가 매년 금호터미널에 내는 80억원(매출의 1.6%)가량 되는 임차료는 없어지게 됐다. 월세에서 전세로 전환한 셈이다.
광주신세계는 5,000억원의 추가 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채와 CP(기업어음) 등 2,0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신용등급평가를 받아 AA-(안정등급)를 획득했다.신세계 관계자는 “광주신세계는 그동안 무차입경영을 해온 만큼 이번 회사채 발행에 따른 재무상 부담은 없다”고 설명했다.
신세계가 이번에 적지 않은 돈을 들이면서 광주터미널의 임차기간을 연장한 것은 연 매출이 7,000억원이 넘는 신세계 인천점을 롯데에 빼앗기면서 받은 충격이 컸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이번 광주신세계 임차 계약에서 광주터미널이 매각될 경우 우선매수권을 갖고 임차계약이 변경될 때 사전협의와 우선협상권을 갖는다는 내용을 넣었다. 광주터미널이 다른 업체에 넘어갈 상황에 대비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