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인수 신중 또 신중"

국내외 업체 "슈퍼마겟 물건 사는것도 아닌데…"
씨티그룹 약정서 발송에 한곳도 서명제출 안해
내달중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계획 어려울듯

외환은행 매각 주간사인 미국의 씨티그룹이 지난 주 국내외 금융기관 및 업체에 비밀유지약정서(CA)를 발송했지만, 6일 현재까지 인수를 희망한 국내금융가관 가운데 이 서류에 서명, 제출한 곳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의 최대주주인 미국계 론스타 펀드가 당초 제시한 올 3월 중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6일 “적어도 5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외환은행 인수작업이 슈퍼마켓에서 물건 사듯이 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냐”며 “론스타의 계획대로 매각작업이 이뤄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금융기관 중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됐던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는 아직까지 외환은행 인수전 참여에 따른 CA에 답변하지 않았다”며 “CA는 기업 인수ㆍ합병 과정에서 첫 단계에 불과한 만큼 CA를 제출하지 않았다고해서 인수전에서 탈락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론스타코리아의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CA를 제출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 두번째 단계인 매각정보 안내서(IM)발송을 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전에 인수의사를 밝히는 업체가 있다면 그때가서 CA 서명을 받고 IM을 발송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금융권에서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조기 매각 방침이 해프닝으로 끝난 상황에서 CA를 제출하지 않은 국내외 금융기관이 인수전에 참여할 기회조차 부여되지 않는 일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하나금융지주의 고위 관계자는 “외환은행 인수전 참여 여부조차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에서 자금조달시도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일부에서 제기된 중동 등지에서의 자금 유치설을 부인했다. 그는 “그러나 만약 외환은행 인수 참가가 결정된다면 부족한 자금을 국내외에서 조달하게게 될 것”이라며 “펀딩 작업에 들어갈 경우 자기자본비율대비 15~30%정도에 불과한 투자한도를 지켜야 하는 은행권보다 금융지주사가 결코 불리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재경위는 7일 문서검증소위를 열고 지난 2003년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매각되는 과정에서 BIS(국제결제은행)자기자본비율이 조작된 의혹에 대해 논의한 후 8일 의결을 거쳐 검찰에 수사를 요청할 계획이다./한동수기자 best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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