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의 조정 국면으로 인해 외국인 매수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 행보를 자극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의 실적 발표와 1·4분기 중국 GDP 결과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현대증권은 14일 보고서를 통해 “지난 11일 다우지수가 0.89%, 나스닥이 1.34% 하락하는 등 미 증시의 변동성 확대 국면이 계속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속도 조절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며 “원화강세 등 환차익을 감안할 시 MSCI KOREA 지수는 이미 고점 부근에 근접한 점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어 “외국인 매수세를 계속 자극하기 위한 모멘텀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이번 주 이후 본격화할 국내 기업의 1·4분기 실적과 중국의 1·4분기 GDP 결과이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머징 증시의 강한 반등은 밸류에이션 매력에 기인한다는 평가다.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며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신흥국 쪽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발(發) 훈풍이 불고 있다. 3월 말 이후 외국인은 3조 원 가량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펀더멘털로 박스권 상단(2,060포인트)를 돌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본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매력 외에도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부각될 때 박스권 상단돌파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며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기 모멘텀이 동시에 회복돼야 한다는 말과 같다”고 설명했다.
배 연구원은 이어 “이번 주 이후부터 기업 실적 발표가 본격화하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잣대가 밸류에이션에서 기업 이익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16일로 예정된 중국 1·4분기 GDP 결과와 그에 따른 부양책 기대감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분간 원화 강세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배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유럽의 경기회복이 가시화하고 글로벌 교역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수출의 견고한 증가와 경상수지 흑자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2·4분기 이후에는 원화강세 기조와 외국인 매수의 선순환, 그리고 국내 증시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