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배 목사 시신 안양샘병원 임시 안치

피랍자 가족모임 "육성공개에 반응 않겠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봉사활동을 벌이다 지난 19일 탈레반 조직에 납치돼 살해된 고 배형규(42) 목사의 시신이 30일 오후 국내에 운구돼 경기도 안양샘병원에 임시 안치됐다. 이날 유가족은 나오지 않았으며 유가족의 위임을 받은 대리인인 안양샘병원 박상은 원장이 나와 배 목사 시신을 인수했다. 이는 아프간 피랍자 가족모임이 피랍자 전원 석방 이전에는 배 목사에 대한 일체의 추모행위는 물론 장례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 목사의 형 배신규(45)씨는 “고인의 시신은 장례 절차가 진행될 때까지 안양샘병원에 임시 안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장례 일정은 피랍자들이 전원 석방된 후에 시작할 예정이며 그때까지 고인에 대한 일체의 추모행위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시신 인수절차 및 부검과 관련, 신규씨는 “시신은 안양샘병원 박상은 원장이 인천공항에 나가 인수하기로 했다”며 “부검은 정부와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씨는 시신 기증과 관련해서는 “시신 상태가 기증이 가능한 정도로 알고 있다”며 “장례 절차를 마친 뒤 (서울대병원에) 시신을 기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내외 언론을 통해 아프간 피랍자들의 육성이 잇따라 공개되고 있는 가운데 피랍자 가족모임은 30일 “납치세력의 전략에 휘말릴 수 있으므로 육성공개에 반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피랍자 가족모임 차성민(30) 대표는 “(육성공개는) 예상된 수순이고 전략이기 때문에 리액션(reaction)을 취하지 않기로 했다”며 “피랍자들의 목숨이 거래가 되는 기분이 들고 가족들 모두 힘들어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피랍자 가족모임은 전날 밤 일본 NHK방송이 전화통화한 김지나ㆍ심성민씨에 대해 가족과의 확인을 요청했으나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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