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줄이는 파업 자제했으면…"

호샤 한국GM 사장 "회사 미래 위해 도와달라" 전 직원에 이메일 호소
갈등 없는 임단협 마무리로 역사적 전환점 맞자 당부


"과거 파업과 같은 잘못된 결정들이 생산물량 축소라는 부메랑이 되고 돌아왔습니다. 이런 악순환은 이제 끊어야 합니다."

자동차 업계가 파업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이 파업 찬반투표(8~9일) 하루 전인 7일 전 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 "사장이 아니라 한 사람의 직원으로서 회사의 미래를 보호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니 도와달라"고 파업 자제를 호소하고 나섰다.

호샤 사장은 e메일에서 GM본사로부터 일감을 많이 따와야 회사의 미래가 보장되는데 자꾸 파업을 하면 일감이 줄어든다고 호소했다. 그는 "과거에도 잘못된 결정들이 결국 생산물량 축소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며 "한국GM이 미래 생산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력을 갖춘 회사라는 것을 납득시킬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호샤 사장은 "저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한 사람의 가장"이라며 조합원들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단협을 갈등 없이 매듭짓는 것은 한국GM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회사의 미래를 위한 노력에 전폭적인 지원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호샤 사장은 "쟁의행위가 노조의 합법적인 권리임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올 상반기 2004년 이후 최다 내수판매 실적을 달성한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임단협을 원만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호소했다.

호샤 사장은 지난 4일에는 인천 부평 본사 홍보관으로 팀장 이상 직원 및 임원 전원을 소집하기도 했다. 부평 공장뿐 아니라 창원·군산공장에서 근무하는 사무·생산·기술 등 전 분야 간부가 망라됐다. 인원 수로는 900명이 넘는다.

이처럼 호샤 사장이 이례적으로 대규모 소집령을 내린 것은 파업 위기에 직면한 회사를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호샤 사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GM이 글로벌 GM의 일원이라는 것은 경쟁력과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결국 생산물량이 줄어든다는 걸 의미한다"면서 "파업이 생산 할당량 추가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GM의 유럽 시장 쉐보레 철수 방침에 따라 현재 한국GM의 생산물량은 30% 정도 줄어든 상태이며 GM은 세계 생산량 중 한국GM 비중을 추가로 줄이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한편 한국GM 노사는 지난 4월 첫 상견례 이후 총 13차례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통상임금 범위 확대, 기본급 인상 등의 문제를 놓고 입장 차이만 확인했으며 호샤 사장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파업안은 가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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