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를 통한 정당 지지율을 놓고 여야가 설전을 벌이고 있다. 야당은 여당과 정부의 실정(失政) 때문에 민심이 돌아섰다는 평가를 내렸고 여당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다. 조사기관마다 편차가 크고 조사할 때마다 오락가락하는 탓에 여론조사 회의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군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25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최근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 격차가 줄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며 적극 반박했다. 이 사무총장은 "여의도연구원의 지난 토요일 2,05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새누리당이 42.8%, 새정치민주연합이 23%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어 "한국갤럽에서도 상당한 격차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새누리당이 42%, 새정치연합이 29%로 나왔다"고 강조했다.
최근 여론조사회사인 리얼미터가 조사한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연이어 10%포인트 이내로 나타나자 공개 석상에서 이를 정면으로 부인한 것이다. 지난 18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새누리당 지지도가 34.7%, 새정치연합 지지도는 33.8%로 나타나 격차(0.9%포인트)가 오차범위(±3.1%) 이내였다. 23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새누리당이 39.5%, 새정치연합은 30.7%로 격차가 커졌지만 10%포인트를 넘지 않았다. 야당은 18일 조사 결과에 반색하며 여당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야당 지도부는 '피폐해진 서민들의 삶과 담뱃값 인상, 연말정산 파동 등으로 민심이 등을 돌린 결과'라고 주장했다. 조만간 골든크로스(여야 간 지지율 역전)를 만들겠다고 큰소리도 쳤다.
조사 주체별로 다른 결과를 각 정당이 앞세우는 통에 국민들은 어느 결과를 믿어야 할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국갤럽과 리얼미터의 조사 표본이나 질문도 큰 차이가 없다. 이에 대해 윤희웅 민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기관마다 사용하는 방식, 면접원의 숙련도, 문항, 시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여의도연구원의 조사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조사 결과만 밝혔을 뿐 실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아 김무성 대표가 "여의도연구원의 여론조사가 정치권 조사 중 제일 정확하다"고 강조한 내용은 확인할 수 없었다.
한편 윤 센터장은 최근 야당의 지지율 상승에 대해 "야권 성향 지지자들은 보수정치세력이 비판받을 때 결속되는 성향이 있다"며 "야당이 잘해서라기보다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 심판의 정치가 확산될 때 그렇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