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상품가격 급등, 투자자금 유입 때문"

금과 은, 구리를 비롯한 국제 상품가격이 최근 들어 수십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국제상품시장에 새로운 투자자금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실질적인 매매는 발생하지 않지만 현물시장에 초과 수요를 발생시킬 수 있는 상품 선물시장에 전세계의 투자자금이 몰리면서 상품 가격이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11일 전했다. 공급이 가격급등을 부를 정도로 부족한 상태는 아니지만 상품투자에 새롭게 눈을 뜬 기관투자자 등이 선물계약을 기반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같은 금융상품에대거 투자하면서 각종 상품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조사에 따르면 금과 원유, 곡물 등 각종 선물시장에 투자된 국제적인 투자자금이 1천억에서 1천20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는 3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1999년에 비해서는 20배 정도가 증가한 것이다. 상품시장으로 들어온 투자자금 가운데 골드만삭스 상품지수 등을 반영하는 투자상품에 대략 800억달러가 유입됐으며 나머지는 금속과 원유, 곡물 등에 연계된 파생상품에 투자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관련, 시장 관계자들은 상품이 새로운 투자대상으로 부각되면서 세계적인연기금과 헤지펀드들도 상품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있으며 상품 강세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심리가 작용하면서 대형 기관투자자를 포함한 많은 투자자들이 상품자산 비중을 계속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중국과 인도가 높은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상품 확보 경쟁을 벌이면서 가격의 지속적인 인상에 대한 기대심리가 형성되고 있으며 상품투자가 인플레에 대한위험회피 수단으로도 부각되면서 투자자본이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금에 대한 투자에서 시작된 이같은 현상이 아직 진행형인 상태이며 원유를 비롯한 다른 상품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투자 매력이 부각되거나 하면 자금이탈이 일어나면서 가격조정이 가파르게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상품시장에 대한 신규 투자규모가 시장을 왜곡시킬 정도는아니라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바클레이즈 유럽상품투자솔류션 책임자인 톨스텐 데 산토스는 상품시장 규모가4조달러에 이르는 점을 감안할 때 새로 유입된 1천200억달러는 전체의 3%에 불과하며상품시장을 왜곡시킬 정도의 규모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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