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보조금 제도가 바뀌었는데 아무런 지침이 없어 지금은 개통이 안 됩니다."
휴대폰 보조금(지원금) 투명화를 위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첫날인 1일 오전. 서울 신촌의 한 이통사 대리점을 방문하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이 대리점 직원은 "아직까지 본사에서 휴대폰 지원금이나 요금할인에 대한 지시가 없다"며 "오후나 돼야 개통이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근 대리점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최신 폰인 갤럭시노트4 구매를 문의하자 대리점 직원은 출고가와 요금할인 등을 계산하더니 "제가 계산한 게 맞는지 확실하지는 않다. 제도가 오늘부터 시행됐다"고 말했다.
일선 대리·판매점의 단통법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가운데 이날 이통 3사는 일제히 홈페이지에 지원금을 공시했다.
세부적으로 이통 3사 홈페이지에 공시된 지원금 규모를 보면 인기 휴대폰에 대한 지원금은 약속이나 한 듯 10만원 안팎에 불과했다. 8만원대 요금제를 사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최신폰인 갤럭시노트4의 경우 지원금은 이통 3사 모두 10만원을 넘지 않았고, 갤럭시S5·G3는 10만~15만원 수준이었다. 단통법 시행 전 보조금 상한선인 27만 원에 한참 못 미치는 규모다.
애플의 아이폰5s(16GB)는 SK텔레콤이 LTE100 요금제 기준 16만6,000원, LTE72 기준 12만원, LTE34 기준 5만6,000원을 지급한다. KT는 완전무한97 기준 15만9,000원, LTE720과 LTE340 기준 각각 12만8,000원과 5만6,000원의 보조금을 준다.
단통법상 보조금 상한 규제를 받지 않는 15개월 이상 구형폰 가운데 일부 모델에 대한 보조금은 30만~40만원 수준이었다. 대부분 인기가 없어 재고가 쌓인 모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