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로 일본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정권이 출범 100일을 맞는다. 자민당을 꺾고 54년만의 정권교체라는 쾌거를 거둔 만큼 들뜬 분위기일 법도 하지만 요즘 하토야마 총리의 얼굴은 그다지 밝지가 않다. 23일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하토야마 총리에 대해"리더십이 모자란 것 같다"며 "총리로서의 자질을 갖췄는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커져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권 출범 초기 70%를 웃돌던 지지율은 40%대로 추락했다. 최근 실시된 요미우리와 마이니치(每日)신문의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이 50%선을 넘었지만 아사히(朝日)신문과 지지(時事)통신 여론조사에서는 40% 후반으로 떨어졌다. 일본 국민들이 하토야마 총리에 대한 불평을 쏟아내기 시작한 데는 최근 오키나와(沖繩)현 후텐마(普天間) 미군비행장 이전건 탓이 컸다. 하토야마 총리는 취임 직후부터 "나에게 맡겨달라"고 후텐마 기지 문제 해결을 외쳤지만 현재 관련 논의를 내년 이후로 미룬 상태다. 지지부진한 경제도 하토야마 총리에 대한 실망을 부추기고 있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7~9월 이후 마이너스 행진을 거듭하다 올해 4∼6월에 2.3%(연율기준)로 돌아섰지만 지난 7∼9월 성장률이 1.3%로 급속히 둔화하면서 더블딥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 초 성장률이 다시 0%대 안팎으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자민당 정권이 채권을 찍어내 공격적으로 전개했던 경기부양책의 약발이 다한 상황에서 하토야마 정권의 대응이 늦어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