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상승세를 지속해오던 보험주가 자동차 보험 손해율에 발목이 잡혔다. 주 5일제 근무 확산, 모형단속카메라 철거 등으로 상승추세를 보이던 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지난해 12월 전남지역 폭설 등이 겹치면서 90%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평균적으로 보험사 수익의 30%정도를 차지한다. 10일 주식시장에서 지난해 12월 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10여년만에 90%대로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보험주가 일제히 조정을 받았다. 보험업종지수는 전일에 비해 740.21(5.78%) 하락한 1만2,074.66을 기록했으며 종목별로도 현대해상이 9.40% 급락한 것을 비롯해 삼성화재 5.88%, 제일화재 4.97%, 코리안리 3.55% 등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또 이 같은 조정국면은 주가상승에 따른 차익실현까지 겹쳐있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등 수익악화 우려= 보험주의 급락의 직접적 원인은 자동차 보험 손해율 급등에 대한 우려라는 분석이다.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10월 78.1%, 11월 82.8%를 기록했으며 12월에는 9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또 분기별로도 ▦1분기 71.5%(4~6월) ▦2분기 74.5% ▦3분기 84.2%로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손해율이 90%를 넘은 것은 지난 90년대 초반 이후 처음으로 현재 보험사들이 수익구조를 다변화해 영향을 덜 받지만 수년전만 하더라도 이 수준의 손해율이면 전체 보험사가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구철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주 5일 근무제 확산, 모형단속카메라 철거와 더불어 지난 12월 폭설 등 기상악화가 손해율 상승의 주요 요인”이라며 “다음달 초 발표될 주요 보험사의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등주 타격 클 듯= 자동차 보험 손해율의 급등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가 상승폭이 컸던 현대해상, LG화재, 메리츠화재, 동부화재 등 2위 그룹 보험사 주가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보험업종 지수는 지난 6개월간 67%의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이들 4개사는 현대해상 3,000원대에서 1만5,000원, LG화재가 7,000원대에서 2만원대로 급등했다. 구 애널리스트는 “이들 4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4월 1조3,000억원대에서 현재 4조5,000억원대로 늘었다”며 “손해율 악화와 차익실현이 겹쳐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주가와 실적의 괴리가 커졌기 때문에 조정의 폭도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조정 지속, 상승복귀 엇갈려= 보험주의 하락에 대해 일시적인 조정만 받고 상승추세로 회귀할 것이란 전망과 상반기까지는 조정국면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국내 주요 손보사들이 여전히 투자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하고, 4개 손보사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삼성화재의 경우 종전 13만5,000원에서 15만5,000원으로, 현대해상은 1만3,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높였다. 또 동부화재와 LG화재의 목표주가를 각각 2만2,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장효선 연구원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안정화 대책이 2월로 예상되는 보험료 인상과 더불어 손보주에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매수ㆍ보유 전략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또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G화재를 관심종목으로 꼽았다. 반면 대우증권은 보험업에 대해 지난해 4분기~올해 1분기 저가 매수전략에서 올해 상반기 조정 전망으로 수정했다. 구철호 연구위원은 “올 상반기에는 삼성화재 주가만 상승하고 2등주 주가는 정체되거나, 삼성화재 주가는 정체되고 2등주는 조정을 받은 양상이 될 것”이라며 “LG화재와 메리츠화재에 대해 중립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