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견 상향종목들 상당수가 '뒷북'

증권사들의 투자의견 조정이 상당부분주가에 선행하기보다는 뒤따라가기에 급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업계가 올해들어 증권사들의 투자의견이 상향조정된 97개 종목의 주가흐름을 분석한 결과, 투자의견이 나오기 전 20일 간의 주가 상승률이 평균 4.34%로 투자의견이 상향조정된 후 20일 간의 주가 상승률평균 1.21%에 비해 크게 높았다. 이는 증권사 투자의견 조정이 사전에 알려졌거나 시장 흐름을 제 때 따라잡지못하고 `뒷북'을 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조사대상 종목들 중 증권사의 투자의견이 상향 조정된 후 3일 간의 주가 상승률은 평균 1.05%에 그쳤으며, 주가가 하락반전하거나 하락세를 지속한 종목수는 42개로 43.2%에 달했다. ◆투자의견 상향 후 오히려 주가 하락이 많아 = 상당수 종목들의 주가는 증권사투자의견이 상향 조정되기 전까지 강한 상승세를 보이다 정작 투자의견이 높아진 후에는 조정을 받았다. 다음[035720]은 증시가 본격적인 상승세로 접어든 이달 11일 메리츠증권이 투자의견을 `매도'에서 `보유'로 상향 조정하기 전 20일 간 19.8% 상승했으나 그 이후에는 5.4% 하락했다. 디엠에스[068790]는 삼성증권이 이달 6일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조정했다. 그러나 주가는 투자의견 상향조정 이전 20일 간 15.8% 상승하다 그 후 1.6%떨어졌다. 에이스테크[032930]는 서울증권이 지난 4일 `매수'로 투자의견을 조정하기 전 20일 동안 무려 26.2% 급등했으나 이후 5.2% 조정을 받고 있다. 한국타이어[000240]도 우리투자증권이 3월22일 `매수'로 투자의견을 높이기 전20일 간 10.9% 상승했으나 이후 1.1% 하락했다. 이 밖에도 풍산[005810](삼성증권 51.0%→-12.6%), 휴맥스[028080](미래에셋증권 23.5%→-25.4%), 웹젠[069080](CJ투자증권 13.4%→-33.5%), KEC[006200](한국투자증권 20.9%→-13.8%), 파워로직스[047310](삼성증권 6.0%→-18.9%), 현대제철(메리츠증권 7.0%→-3.0%) 등이 증권사의 투자의견이 상향조정되기 전 20일 간 강세를보이다 그 이후 약세로 돌아섰다. ◆일부 종목들은 투자의견 `약발' = 그러나 일부 종목들은 증권사 투자의견이나온 후 강한 반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LG마이크론[016990]은 3월14일 푸르덴셜투자증권이 `매수'로 투자의견을 상향조정하기 전 20일 간 2.9%의 하락률을 나타냈으나 이후 20일 간 4.5% 상승했다. S-Oil[010950]은 3월8일 유화증권이 `매수'로 투자의견을 높이기 전 20일 간 1.2% 하락했으나 이후 20일 동안 10.0% 올랐다. 또 GS[078930](한화증권 -1.7%→10.1%), 금호석유[011780](동양종금증권 -13.5%→28.7%), 삼성화재[000810](우리증권 -8.8%→17.9%), 삼성물산[000830](우리증권 -2.6%→7.2%) 등은 증권사 투자의견 상향 조정 후 20일 간 주가가 강세였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종목 투자의견은 기초여건에 입각해 소신있게 제시함으로써 시장을 선도해야하는데 일부는 주가와 기관, 외국인의 움직임에 따라 좌지우지되며 시장을 뒤쫓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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