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태어나다
`대학가는 놈 하나 만들어서 이 섬을 세상에 알려라`. 지도에도 없는 섬 마이도의 최고령 어르신의 뜬금없는 소원에 마을이 발칵 뒤집힌다. 대학에 갈 만한 또래의 세녀석은 학업에 뜻이 없어 고육지책으로 생각한 것이 체육 특기생. 여대생과의 사랑, 가수의 꿈, 섬을 벗어나는 것이 꿈인 이들은 권투 훈련에 투입된다. 박희준감독의 `남자 태어나다`는 권투 시합 훈련을 통해 남자로 거듭나게 된 섬 마을 삼총사의 좌충우돌을 그린 코미디. 개봉후 극장측들은 좌석점유율 20%를 밑돈다는 이유로 3일만에 간판을 내려 인터넷을 통해 영화살리기 운동을 일으킨 작품이다. 정준, 홍경인 출연. 전체관람가. SKC출시.
■검은 물 밑에서
`링`으로 잘 알려진 나카다 히데오감독의 `검은 물 밑에서`는 아파트 어딘가에서 나를 바라보는 시선을 느끼게 하는 스산한 공포물. 유혈이 낭자하거나 귀신의 이미지등을 따오지 않으면서도 시각과 촬영으로 몸을 오싹하게 하는 긴장을 늦추기 않는 작품이다. 딸의 양육권을 얻기 위해 법정소송중인 마츠바라는 새 아파트를 장만한다. 이사간 지 며칠 되지 않아 천장에 검은 물자국이 생기더니 결국 뚝뚝 떨어지기 시작하고, 쿵쿵 소리를 내는 윗층의 여자아이, 휴지통에 버려도 다시 되돌아오는 빨간 가방 등 이상한 일들이 계속 이어진다. 딸마저 음산하게 변하면서 마츠바라는 윗층 꼬마가 몇 년 전 사라진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12세이상관람가. 인트로미디어출시.
<박연우기자 yw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