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잃어버린 20년 꼴 난다"

■ 구조개혁 지연에 우려 목소리
대외硏 "단기부양 의존땐 침체 수렁" 경고

구조조정을 소홀히 하면서 단기적 경기부양책에만 의존할 경우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장기침체 수렁에 빠진 일본의 경로를 그대로 따라갈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경고가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20일 일본 아베노믹스의 성과와 배울 점을 분석한 '일본 성장전략 주요 내용 및 시사점' 보고서를 내놓았다. 연구원은 이날 열리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보고서를 발표했다.

대외연은 아베노믹스가 저성장을 탈피하기 위한 구조개혁 방안을 총망라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정작 잃어버린 20년을 유발한 핵심 요인에 대한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외연에 따르면 일본의 장기 저성장이 촉발된 요인은 △인구 감소 △노동시장 양극화 △기업의 투자의욕 감소 등 크게 3가지다.

1990년대 연평균 1.5%였던 잠재성장률을 2000년대 들어 0.8%로 끌어내린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아베노믹스가 외국인 노동력 유입 확대, 법인세 인하 등 전방위적인 화살을 쏘고 있지만 장기 저성장이라는 '대세'를 거스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진단도 내렸다.

김규판 대외연 일본팀장은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고령화 속도가 빠른데다 노동시장 양극화나 기업 투자의욕 저하도 일본을 능가하거나 유사한 수준"이라며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아 노동력 부족, 기업의 내부유보 문제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규제완화를 위한 각종 제도 등이 법제화를 넘어 이행단계에 와 있는 것은 아베노믹스의 성과로 평가됐다. 서비스업발전기본법·관광진흥법·의료법 등 3년 가까이 야당 반대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상황과 대조적인 부분이다. 특히 대외연은 2013년 말 산업경쟁력강화법을 제정해 기업들의 사업재편을 독려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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