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네 같은 크기의 아파트인데 집 한 채 값 차이가 나네.' 최근 서울 재개발지역 신규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새 아파트와 기존 아파트 간 가격 차이가 현격하게 벌어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같은 주택형의 가격 차이가 웬만한 소형 아파트 한 채 값인 3억원을 넘고 있다. 신규 분양은 분양가에 웃돈까지 붙는 반면 거래시장은 정부의 대출규제 등으로 답보상태를 보이면서 가격이 약보합세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규분양 웃돈 붙고 기존아파트는 제자리
전문가 "집값 불안 뇌관으로 작용 할수도" 2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30대1이 넘는 경쟁률로 청약을 마친 동작구 본동 래미안 트윈파크는 벌써 분양권 프리미엄 호가가 최대 1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 아파트 전용 114㎡의 분양가는 약 9억원. 저층의 경우 4,000만원 정도만 웃돈이 붙어 있지만 한강 조망권이 확보되는 25층 이상은 무려 9,500만원의 웃돈이 붙어 매물이 나왔다. 분양가와 웃돈을 합하면 1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반면 지은 지 5년 된 인근 본동 래미안 아파트 전용 114㎡는 7억~8억원, 입주 15년이 넘은 본동 신동아 아파트 전용 105㎡는 6억원이 조금 넘는 수준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비슷한 주택형의 가격 차이가 2억5,000만원에서 3억5,000만원까지 벌어지는 셈이다. 인근 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기존 아파트는 정부의 대출규제 이후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래미안 트윈파크의 분양가격이 높게 책정되면서 새 아파트와 기존 아파트 간 가격 차이가 순식간에 너무 크게 벌어졌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 일대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재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3일부터 분양을 시작하는 고덕 주공 1단지 재건축은 분양가가 3.3㎡당 2,400만~3,000만원에 책정돼 강동구 일대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떠올랐다. 중대형인 전용 84㎡의 분양가는 8억5,000만원에 달한다. 입주가 채 1년밖에 되지 않은 사실상 '새 아파트'인 암사동 롯데캐슬 퍼스트의 같은 주택형은 최근 7억2,000만원선에 실거래됐다. 같은 새 아파트끼리도 1억원이 넘는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가격 격차가 앞으로 집값 불안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는 거래시장이 침체돼 있어 일반 주택의 매매가가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지만 거래시장이 활기를 띠면 새 아파트가 주변 집값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부동산 컨설팅업체의 한 관계자는 "집값이 급등했던 지난 2006년이나 가격 하락폭이 컸던 2008년 당시에도 부동산시장을 요동치게 한 것은 새 아파트의 고분양가였다"며 "최근의 분양가 상승이 주변 기존 아파트 값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