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9일 개헌에 대한 각 정당 대표자 회담 개최를 제의하는 등 개헌 공론화에 나섰다. 우리당은 특히 전날 노무현 대통령이 “각 당이 개헌을 대국민 공약으로 제시하면 개헌안 발의를 차기 정부에 넘길 용의가 있다”고 제안한 것과 관련, 한나라당 등을 향해 “이제 정치권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정세균 의장은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노 대통령의 개헌주장에 공감을 표시한 뒤 “꼭 해야 할 일을 미루는 식의 접근은 동의하기 어렵고 바람직한 태도도 아니다”면서 “각 정당의 유력한 대선주자들도 개헌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분명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개헌을 언제, 어떻게 할지 국회가 논의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며 정당 대표자 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오영식 전략기획위원장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개헌을 대선공약으로 제시할 수 있다고 밝힌 데 대해 “구체적이지 못한 발언”이라며 “4년 연임제 개헌을 할 경우 임기 불일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당 개헌특위 위원장인 유재건 의원도 “개헌 문제는 이제 정치권으로 공이 넘어왔다”며 “제 정당은 국민 의견을 수렴해 미래지향적으로 헌법을 손질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이에 앞서 당 개헌특위는 영등포 당사에서 전체회의를 갖고 개헌안 추진방향을 논의, 일단 개헌안이 공식적으로 발의되기 전까지 당 차원에서 전국을 순회하면서 개헌에 대한 간담회와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당 지도부가 개헌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과는 별개로 당내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