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쌍용그룹은 지난 97년 10월 쌍용제지 매각을 시작으로 98년 쌍용자동차·쌍용투자증권 등에 이어 쌍용정유을 매각함으로써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게 됐다.국내 정유업계 역시 토종 기업인 SK㈜에 외국 합작인 LG정유(합작사 LG칼텍스)·현대정유(아랍에미리트 IPIC), 이번에 매각된 쌍용정유가 맞서는 4강 구도로 굳어졌다.
쌍용은 이날 쌍용정유와 메리웨더 컴퍼니와의 계약에서 쌍용정유 지분 28.4%(평가액 3,400억원)는 쌍용정유가, 공동 경영 참여권(평가액 5,600억원)은 메리웨더 컴퍼니가 인수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매각되는 쌍용정유는 지난해 매출 6조원에 당기 순익이 2,714억원을 달성한 우량 기업으로 꼽히는 회사다. 공동경영권을 인수하는 메리웨더 컴퍼니는 쌍용정유의 최대 주주인 아람코사와 프랑스 파리바 은행, 쌍용정유 해외 합작법인인 쌍용 인터내셔널(SI)로 구성되어 있는 회사다.
쌍용은 지난 7월 쌍용정유 및 이들 회사들과 정유의 지분 및 공동 경영 참여권 매각에 대한 기본계약을 각각 체결했으며 이후 파리바 은행 등 세계 유수 투자은행의 평가를 거쳐 이날 계약을 마무리하게 됐다고 밝혔다.
쌍용양회는 이 계약을 통해 매각대금 9,000억원 중 1,000억원은 현금으로, 8,000억원은 쌍용양회 부채를 양도하는 형식이어서 회사 부채비율이 지난 98년 말 714%에서 210%로 낮아지게 됐다.
특히 이번 정유 매각은 가치있는 그룹의 핵심기업을 처분, 기업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점에서 또다른 기업 구조조정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쌍용은 또 올해 안에 용평리조트를 스핀오프(분사)하기로 하고 이미 관련 업체들과 접촉을 시작했으며 성사될 경우 부채비율이 200% 미만으로 떨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최근 2년동안 재무구조의 불안정으로 인한 경영 불안에 시달려온 쌍용은 유동성이 정상화되면서 재무구조가 건전한 기업으로 거듭나는 계기를 맞았다는 평가다.
이훈기자LHO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