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표 남자 배우 다카쿠라 겐(高倉健)이 악성 림프종으로 지난 10일 도쿄 도내의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교도통신이 18일 보도했다. 향년 83세.
한국에서도 개봉된 1999년 작 ‘철도원’에서 강직한 성품을 지닌 철도원으로 분한 고인은 1950년대부터 200편 이상의 영화에 출연하는 동안, 이상적인 일본 남성의 상징과 같은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독보적인 이미지를 구축했다.
후쿠오카(福岡)에서 태어나 메이지(明治)대학을 졸업한 고인은 1956년 배우로 데뷔한 이후 과묵하고 진지한 영화속 캐릭터와 실생활에서의 겸손한 인품으로 성별과 세대를 초월한 사랑을 받았다.
고난을 견뎌내고, 역경에 아랑곳하지 않는 ‘사나이’는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일관된 이미지였다.
특히 1960년대 여러 협객 영화에서 부조리에 맞서는 주인공을 연기한 그는 당시 학생운동에 참가한 젊은이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
1989년 작 할리우드 영화 ‘블랙레인’, 중국의 명장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중일 합작영화 ‘천리주단기(2005년)’ 등에 출연, 세계무대로 활동폭을 넓히기도 했다.
‘철도원’으로 1999년 몬트리올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 영화 인생의 정점에 섰던 고인은 2006년 일본 정부에 의해 ‘문화 공로자’로 선정됐고, 작년에 문화훈장을 받았다.
지난 2002년 자신이 주연을 맡은 후루하타 야스오(降旗康男) 감독의 영화 ‘호타루’를 홍보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고인은 차기작을 준비하다 몸 상태가 나빠져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상태가 급격히 악화했다고 교도는 전했다. 2012년 6년 만에 출연한 영화 ‘당신에게’가 유작이 됐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