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의혹 확산…'이헌재 펀드' 주목

론스타관련 루머확산..금융계 '억측' 일축
애국심서 출발 3개월만에 해체 "실체없다"

외환은행의 '헐값 매각'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비슷한 시기에 화제가 됐던 세칭 '이헌재 펀드'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일종의 토종 사모펀드 성격으로 추진된 이 펀드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의 입각등으로 흐지부지됐으나 지금까지도 실체를 두고 논란이 많은 상태다. 특히 이헌재 사단으로 분류되는 변양호 보고펀드 대표가 외환은행 매각 당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이었으며, 이후 사실상 이헌재 펀드의 계승자 역할을 했다는점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금융계에서는 이헌재 펀드가 '실체없는 펀드'에 불과했고 '토종펀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론스타와의 관련설(說)은 억측이라고 일축하는 분위기다. ◇ 이헌재 펀드의 실체는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야인시절에 구상한 이헌재 펀드는 해외투기자본의 '대항마(馬)'를 자처하며 우리금융지주의 인수를 목적으로 지난 2003년부터추진됐다. 당시 펀드 조성의 실무작업은 이윤재 코레이 대표이사(전 청와대 비서관)가 맡았으며 연기금, 기업 등을 대상으로 3조원 정도를 모아 민영화가 추진되던 우리금융을 인수한다는 방침이었다. 실제로 이헌재 펀드는 지난 2003년 12월 금융감독원에 '한나무 사모M&A 펀드'라는 명칙으로 등록됐으며 김영재씨가 운영이사로 있던 KTB 자산운용이 운용사로, 대우증권이 판매사로 선정됐다. 이 펀드는 그러나 등록 3개월후인 지난 2004년 2월 이 전 부총리가 전격 입각하면서 곧바로 해체돼 투자실적은 물론 자금조성도 없었으며, 결국 '실체없는 펀드'로전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당시 담당자도 등록된 사실만 기억할 뿐 이후 활동에 대해서는 모르는 상황"이라며 "이 전 부총리가 입각하면서 사실상 활동이 없었던 것으로보인다"고 말했다. ◇ 펀드 참가자는 지금 자신의 이름을 딴 토종펀드를 만들어 우리금융지주 인수를 추진하려던 이 전 부총리는 현재 공직을 물러난 상태로 법무법인 '김앤장'의 고문직만 맡고 있다. 야인시절이던 지난 2003년 토종 사모펀드를 추진했으나 참여정부 2대 경제부총리로 임명되면서 '꿈'을 접었고 지난해 부동산 문제로 퇴진한 이후에도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헌재 사단의 '우등생'으로 알려졌던 김영재 전 금감위 대변인이 지난 2004년10월 칸사스자산운용을 출범시켜 '제2의 이헌재 펀드'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나 펀드업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못하고 있다. 또 당시 이헌재 펀드의 실무책임자였던 이윤재 전 청와대 비서관도 이후 기업컨설팅 업체인 코레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나, 사모펀드와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는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헌재 사단의 정부측 인사로 거론됐던 변양호 전 재경부 금정국장이 '보고펀드'를 출범시켜 명맥을 잇고 있다. ◇ 외환은행 매각 관련說은 이른바 '이헌재 펀드'와 '이헌재 사단'이 최근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불법로비 혐의로 구속된 김재록 인베스투스글로벌 대표와 직간접적으로 연결이 돼 있다는 소문 때문이다. 아울러 김씨가 지난 2003년 외환은행 매각 작업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결국 이헌재 펀드가 론스타와 관련이 있지 않느냐는 루머가 떠돌고 있다. 이에 이헌재 펀드의 '계승자'로 꼽히는 보고펀드의 변양호 공동대표가 외환은행매각 당시 재경부 금정국장으로 막강한 파워를 과시했다는 점도 최근 나돌고 있는각종 '설(說)'의 근거가 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소문에 대해 호사가들이 만들어낸 '소설'수준의 억측에 불과하다고 일축하고 있다. 우선 이헌재 펀드가 사실상 구상단계에서 해체된 실체없는 펀드인데다 취지가외환은행 매각과 같이 국내 금융사가 외국자본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자는 애국심의발로였다는 주장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최근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입과 재매각이 '검은머리 외국인(黑髮外人)'이 짜놓은 각본에 따른 것이고 이에 이헌재 사단이 개입됐다는 소문이 있으나 한마디로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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