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급등하며 다시 2,000선을 회복했지만 거래대금은 넉 달 만에 2조원대로 추락하는 등 연말 주식시장의 불균형이 커졌다. 코스피지수는 크게 올랐지만 코스닥은 급락했다. 연말에 별다른 모멘텀이 없는 수급 공백 상황에서 극도의 대형주 위주의 매매현상 때문으로 분석됐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2조7,502억원으로 지난 8월5일(2조7,619억원) 이후 85거래일 만에 2조원대로 내려앉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01% 급등하며 4거래일 만에 2,000선을 회복했지만 거꾸로 거래대금은 급감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9월(4조4,610억원)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10월에는 4조2,437억원, 11월 3조6,940억원까지 내려오다 12월(9일 기준)에는 3조3,622억원까지 떨어졌다.
더구나 코스닥지수는 이날 0.81% 급락하며 502.23포인트까지 떨어져 다시 500선 붕괴를 염려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지수는 오르지만 거래대금은 떨어지고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 극도의 불균형도 심화되는 모습을 보인 셈이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근본적으로 특별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수급 공백에 따른 거래대금 부진 현상이 지속된 가운데 외국인과 투신이 매수에 조금만 가담해도 지수가 급등했다"며 "매수 주체들이 대형주 위주의 플레이에 집중하다보니 거꾸로 코스닥은 급락하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예년과 달리 국내 증시에 특별한 모멘텀이 없기 때문에 연말 소비시즌 기대감 등 계절적인 모멘텀까지 국내 증시에 미리 반영된 것도 최근 거래대금이 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지수가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매수·매도 포지션을 바꿀 요인이 없는 것도 문제로 제기됐다. 임 연구원은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투자자들이 사거나 팔 이유가 없어져 거래를 하지 않는 것"이라며 "연말까지도 특별한 모멘텀이 없어 당분간 거래대금이 줄어드는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