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분산투자' 이것만은 알아두자

주식형 투자비율 '100-나이'가 적당
포트폴리오 6개월마다 정기점검 필요
자산 재배분도 3, 5년 주기로 조정을
기대수익률은 은행금리의 2배가 적당



중국펀드 수익률이 좋다는 말에 올초 여윳돈 3,000만원을 모두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주식 1종류A’에 투자한 나올인씨. 그는 최근 중국증시 폭락으로 연초대비 이달 8일까지 펀드수익률이 -6.28%로 떨어진 데 기겁했다. 두달 동안의 수수료 9만2,500원(총보수율 1.85%)을 빼도 그가 본 손해는 188만원에 달한다. 계란은 한 바구니에 넣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는 나분산씨. 올초 여윳돈 3,000만원을 나눠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주식 1종류A’에 1,500만원, 일본 펀드인 ‘탑스일본주식재간접1’에 1,500만원을 투자했다. 해외증시 조정으로 그도 손해를 봤지만 일본펀드가 아직은 플러스 수익률(3월8일기준 1.43%)을 낸데 힘입어 손실액을 올인씨의 40% 수준인 73만원으로 줄였다. 분산투자는 누구나 아는 재테크의 으뜸이자 기본상식이지만 한국인의 화끈한 투자성격상 상대적으로 무시됐던 원칙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특정국가 해외펀드에만 집중한 투자자들이 글로벌 증시 조정으로 손해를 보면서 새삼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문제는 ‘나눠 투자하라’는 원칙은 알겠지만 ‘어떻게 나눌까’에 대한 조언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에게 합리적인 분산투자를 위한 실전 비결을 들어봤다. ◇‘100-나이’가 주식 보유비율=투자를 분산할 때 첫째 원칙은 ‘너 자신을 알라’다. 투자자의 환경과 목표가 다르니 자신의 투자현황부터 체크하라는 것. 이 때 고려할 요소로는 ▦나이 ▦재산상태 ▦가족상황 ▦투자성향 ▦투자기간 등 크게 5가지가 꼽힌다. 나이가 많으면 주식 등 공격적 투자비중을 줄여야 한다. 부자는 다소 적극적으로, 부자가 아니면 최대한 보수적으로 투자해야 하며, 결혼을 앞둔 자식을 가진 부모라면 혼수감 마련에 쓸 비용을 단기상품에 빼 놔야 한다. 강창희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장은 “은행 PB팀 등에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때 기초자료로 쓰는 표들이 바로 이 5대요소를 기반으로 작성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럼 당장 내가 주식형펀드에 몇%, 채권형펀드나 은행적금에 몇%를 투자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답을 구한다면. 강 소장은 “투자연령이 젊을수록 공격적인 투자기회가 많은 만큼 100에서 본인 나이를 뺀 비율이 주식형 상품에 투자할 비율이라고 보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30대라면 자산의 70% 가량은 고수익ㆍ고위험 상품에 투자할만하다. ◇포트폴리오도 정기검진 필요=포트폴리오도 정기검진이 필요하다. 기간은 6개월과 5년이다. 예를 들어 주식형 상품 50%, 채권형 상품 40%, 단기상품 10% 비율로 투자를 시작했는데 6개월뒤 주가가 올라 이 비율이 65대30대5로 변했다. 이때는 당초 계획보다 커진 주식투자비중을 줄이고 이를 채권상품 등으로 옮겨 5대4대1의 비중을 다시 맞추라는 얘기다. 본인 투자성향과 비교하면 주식형 65%는 많이 위험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투자기법을 가리켜 포트폴리오의 재조정(Rebalancing)이라고 부른다. 물론 현재 투자구조를 유지하면 주가가 더 오르면서 추가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기억하자. 분산투자의 목적은 최대수익이 아니라 투자위험의 제거다. 김선열 삼성증권 에프앤아너스 분당지점장은 “자산관리에 실패하는 것은 대부분 주가가 오를 때 주식형 상품을 더 사고, 내릴 때 한꺼번에 팔아치우기 때문”이라며 “투자비중만 꾸준히 유지해도 고점매수, 저점매도로 쪽박을 차는 일은 면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물론 몸이 아프면 병원을 찾듯 대형악재로 시장이 흔들릴 때도 재조정이 필요하다.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을 주기로 자산 재배분(Reallocation)도 해야 한다. 45세 때는 주식ㆍ채권ㆍ단기상품의 투자비중을 5대4대1로 가져가지만 50세가 되면 주식에 자산의 절반을 투자하기는 좀 위험할 수 있다. 이런 판단이 든다면 5대4대1의 비율을 4대5대1 정도로 바꿀 필요가 있다. ◇은행금리의 2배만 노려라=위험관리를 위해서는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한다. ‘딸기아빠 재무설계 펀드이야기’란 이름의 재테크 상담사이트를 운영하는 김종석 우리투자증권 용산지점 차장은 “목표수익률을 대략 환매시점 기준으로 은행금리의 2배 정도로 정하면 적당하다”고 설명한다. 처음부터 기대수익률을 높게 잡으면 위험관리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 투자대상에 대해서는 ‘옆집 밤나무보다 우리집 감나무 열매부터 찾아보라’는 지적도 많다. 해외펀드에 대한 관심이 많지만 어디까지나 일본, 중국, 베트남, 유럽 모두 일반 투자자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낯선 시장이다. 반면 국내시장은 우리 안방인 만큼 다양한 정보접근도 쉽고 상대적으로 미래를 예측할 도구도 많다. 자산을 이곳 저곳 분산해 투자할 때는 먼저 가장 잘 아는 시장에 일정부분을 묻어두고 가야 ‘안전판’이 마련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