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해소위해 오피스텔 공급 늘렸건만…

대부분 월세인데다 원룸형 3~4인가구 거주 힘들어 외면
전셋값 완충역할 거의 못해 되레 공실문제로 몸살 앓아

전세난을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정부가 최근 몇 년간 공급 활성화를 지원했던 주거용 오피스텔이 치솟는 전셋값을 잡기는커녕 공실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 말 입주를 시작한 문정동 P오피스텔 전경. /서울경제DB


정부가 전세난 해소를 위해 공급 활성화를 지원했던 주거용 오피스텔이 치솟는 전셋값을 완충하는 역할은커녕 초과공급에 따른 공실(空室)을 걱정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이 때문에 오피스텔 공급 확대가 정부가 내놓은 전월세 안정대책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1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하반기 예정된 오피스텔 입주물량은 총 1만7,990실로 이 중 75%인 1만3,494실이 전세난이 심화되고 있는 서울ㆍ경기ㆍ인천 등에서 공급된다.

지난 상반기에 입주한 1만4,060실을 합쳐 올 한 해 입주물량은 3만2,050실로 지난해 1만3,505실의 2.4배에 달한다.

서울의 경우 입주물량이 지난 2010년 2,144실에서 2011년 3,067실, 지난해 4,393실로 꾸준히 증가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6,532실이나 입주했다. 이처럼 오피스텔 입주가 늘어난 것은 정부가 전월세난 해소를 위해 공급 활성화를 꾀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2010년 전셋값이 연평균 7.75%나 오르자 2011년 1ㆍ13대책을 통해 소형 오피스텔 등 도시 내 소규모 주택건설이 촉진될 수 있도록 주택기금에서 저리(2%)로 건설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어 8ㆍ18대책에서는 주거용 오피스텔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내놓는 등 '준주택'인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을 전월세난 해소의 주요 수단으로 삼았다.

문제는 이들 소형 주거상품이 실제 전세난 해소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전세난은 순수 전세물량이 부족한 탓인데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은 대부분 월세여서 대체상품이 되지 못하고 있다. 또 공급물량의 대부분이 전용면적 30㎡ 이하의 원룸이어서 3~4인가구가 거주하기 힘든 구조적 한계도 있다. 최근 들어 전용 66㎡ 이상의 중형 오피스텔도 공급되고 있지만 물량이 적어 전세난 완화에는 제한적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3인 이상 가구가 거주하기에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은 매우 협소하다"며 "오피스텔도 커뮤니티센터 등 편의시설을 갖추면서 주거품질이 높아졌지만 그만큼 임대료 등 거주비용 부담도 커졌다"고 말했다.

또 단기간에 공급이 집중되면서 오피스텔의 임대수익률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7월 말 현재 전국 오피스텔의 임대수익률은 5.91%로 지난해 말에 비해 0.03포인트 하락했다. 서울과 경기도는 각각 5.46%, 5.94%로 2002년 집계 시작 이후 최저 수준의 임대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미 준공된 도시형 생활주택도 입주율이 50%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과 같은 월세형 임대주택을 확대하는 정책은 전월세 안정을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라며 "1~2인가구가 늘고 월세 비중이 커지는 상황인 만큼 소형 임대주택이 보다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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