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예금 年수익률 20%선 '대박'

저금리에도 환율급등으로 큰 환차익··· 가입자도 증가


최근 원ㆍ달러 환율이 1,600원선 부근까지 급등하자 초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의 외화예금이 환차익으로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환헤지는 물론 높은 수익률로 인해 외화예금 가입자 수도 크게 늘고 있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에서 취급하는 외화예금의 수익률이 최근 두달간 환율상승에 따른 환차익이 더해져 연 20% 이상의 실질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가령 지난해 말 외환은행의 '하이테크외화정기예금' 1년 만기 고정금리형(3.9%) 상품에 가입했다면 2개월이 지난 현재 실질 수익률은 약 1% 내외의 환전수수료 등을 감안해도 21%를 넘는다. 원ㆍ달러 환율이 지난 6일 현재 1,550원으로 지난해 12월31일(1,310원)보다 18.3%나 급등했기 때문이다. 외화예금은 환율상승에 따른 수익에 대해 세금을 물리지 않아 환차익이 고스란히 예금자의 몫이 된다. 최근에는 이 상품의 1년 만기 고정금리형 상품 금리가 5.5%에 이르고 있어 앞으로 원ㆍ달러 환율이 더 오른다면 훨씬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시중은행들이 판매하고 있는 외화정기예금의 금리는 연 3~4%에 불과하지만 실질적인 수익률은 원화예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는 뜻이다. 외화예금이 고수익을 올리면서 외화예금 잔액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ㆍ외환은행과 농협 등 6개 시중은행의 외화예금 잔액은 5일 현재 215억9,400만달러로 2월 말보다 3,500만달러 늘었다. 이처럼 외화예금에 많은 자금이 몰리는 것은 월말 자금 수요가 많은 기업들이 자금을 인출했다가 월초에 대규모로 입금시킨 영향도 있지만 최근 가입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율은 예상하기 매우 어려워 투자 수익률만을 생각한 외화예금 가입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외화예금은 환위험을 피하기 위해 외화가 필요한 고객들이 주로 가입하는 상품"이라며 "환율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수익률을 목적으로 가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