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찾은 서울 역삼동 제이제이에스미디어(JJS Media)의 사무실. 이 곳에선 '미로니(Mironi)'를 음악의 페이스북(Facebook)을 만들고 싶다는 다섯 남자들의 꿈이 자라고 있었다.
미로니는 '음악을 통한 소통'서비스다. 서비스에 접속하면 사용자들은 친구들이 어떤 노래를 듣고 있는지 볼 수 있고, 페이스북ㆍ트위터ㆍ미투데이 등 다른 SNS로도 공유할 수 있다. 좋아하는 노래나 장르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이야기도 나누며 친구가 될 수도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그동안 들었던 노래가 자동으로 히스토리에 기록돼 나 또는 다른 사람이 어떤 음악적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특정 가수의 노래를 가장 많이 들은 사람을 '베스트팬'으로 뽑는 게임적 요소도 사용자들의 흥미를 끄는 대목이다.
현재 미로니의 회원 수는 1만명. 지금까지 미로니를 통해 재생된 곡 수는 126만건에 이른다. 제이제이에스미디어는 사용자 수를 늘리고 데이터베이스(DB)를 확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동시에 DB를 활용한 다양한 수익모델도 고민 중이다.
제이제이에스미디어라는 이름은 이재석 대표, 백진욱 이사, 박수레 이사 등 창업자 3명의 이름에서 따왔다. 창업의 구심점이 된 것은 이 대표였다. 이 대표와 박 이사는 각각 카이스트(KAIST) 전기전자공학부, 산업디자인학과를 다니며 학창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다. 백 이사와는 지난 2007년 게임회사 넥슨에서 인연을 맺었다.
그 후 세 사람은 윤종일 레블릭스 대표와 '미로니' 개발을 위해 다시 뭉쳤다. 미로니는 이 대표와 윤 대표가 카이스트 재학시절인 지난 2003년부터 웹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구상해오던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아이폰용 앱을 선보이며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하던 프로젝트는 뜻밖에 위기를 맞았다. 레블릭스가 엔써즈로부터 인수합병(M&A) 제안을 받으며 미로니를 챙기기 어렵게 된 것이다.
누구보다 미로니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이 대표는 이런 상황을 두고만 볼 수 없었다. 프로젝트를 이어가겠다고 결심한 그는 아울러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일하던 백 이사와 박 이사를 끈질기게 설득했다. 결국 이 대표 등은 지난해 12월 렉블릭스에서 독립해 지금의 회사를 세웠다.
이 대표는 "미로니는 음악을 기반으로 한 SNS"라며 "음악이라는 게 개인적으로 소비가 되지만 충분히 소통의 수단으로써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오랜 기간 미로니 사업화를 꿈꿔 온 이유를 설명했다.
이 회사는 이미 사용자DB를 기반으로 한 타깃 마케팅(target marketing) 분야에서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12월 인디음악 기획사 붕가붕가레코드와 무료 콘서트티켓을 제공하는 등 공연에 대한 공동 프로모션을 벌인 것.
이 대표는 "전세계 공연 시장규모가 약 2조6,000억원로 타깃 마케팅을 통한 광고 시장은 2,000억원대까지 바라볼 수 있다"며 "음반→디지털음원→공연으로 이어지는 (음악 시장의) 흐름 안에서 미로니가 가치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좁은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시작단계부터 해외 진출을 고민한 미로니는 벌써 일본어, 영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올해는 공연 문화가 발달하고, 스트리밍보다 다운로드 방식의 음악감상을 선호하는 일본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그는 "일본은 음악 페스티발이 많아 그 곳에 노출될 수 있는 방안을 노리고 있다"며 "일본의 전체 스마트폰 사용인구가 곧 한국보다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잠재 시장이 충분히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