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사진)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당분간 인수합병(M&A) 추진을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어 내정자는 2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앞으로 1년 반 동안은 M&A 대신 은행 경영에만 신경 쓰겠다"며 "일각에서 의도적으로 M&A만 부각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어 내정자는 M&A 추진 유보에 대한 이유로 우리금융 매각작업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어 내정자는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정부의 계획대로 매각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앞으로 1년 반 동안은 대형 은행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맞지만 시장 상황상 매각작업이 본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는 모습이다. 실제로 어 내정자는 최근 M&A와 관련해 수위조절에 나서고 있다. 어 내정자는 최근 가능하다면 우리금융의 비은행 계열사만 인수할 수도 있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따라서 먼저 조직 추스리기에 나선 뒤 M&A를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어 내정자의 이 같은 발언은 하지만 정부 계획대로 우리금융 매각작업이 이뤄질 경우 KB는 사실상 우리금융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우리금융 매각작업을 맡고 있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이달 중 매각방안을 발표하고 내년 1ㆍ4분기 안에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한편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메가뱅크가 논란이 되고 사임설(說) 등이 제기되자 조직 다잡기에 나섰다. 강 행장은 22일 사내방송을 통해 ▦(임직원이) 은행과 조직을 음해하고 흔드는 것은 안 됨 ▦확인되지 않은 루머나 추측성 보도에 현혹되지 말 것 ▦임원들이 솔선수범해 열심히 일할 것 등을 주문했다. 지주 회장이 정해졌는데도 메가뱅크 논의 등으로 조직이 계속 흔들리자 사전에 이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