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왜곡 아르헨티나 G20 퇴출 위기

인플레 산정방식 개선 등 마감시한 넘겨
IMF, 표결권 정지·회원국 제명 거론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통계왜곡 의혹을 받고 있는 아르헨티나가 최악의 경우 주요20개국(G20)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아르헨티나가 인플레이션율 등 통계산정 방식을 개선해 IMF에 제출해야 하는 마감시한인 17일까지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IMF의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제재 방식으로는 표결권 정지부터 회원국에서 제명하는 초강수까지 거론되고 있다. 가디언은 아르헨티나가 IMF에서 제명될 경우 G20에서 퇴출되는 것을 포함해 다양한 경제적ㆍ정치적 불이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IMF 규정에 회원국들은 IMF의 목적에 반하는 행위를 하는 비회원국과 협력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IMF 회원국은 188개국으로 아르헨티나가 제명되면 나머지 187개 회원국들과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

IMF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0개국의 모임인 G20이 지난 1999년 창설된 이래 퇴출된 국가는 없었다. 또 G20 국가 가운데 IMF 표결권 정지를 당한 국가도 없기 때문에 어떤 제재를 받더라도 아르헨티나는 첫 사례의 불명예를 안게 된다.

이와 관련해 게리 라이스 IMF 대변인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17일 IMF 이사회에 아르헨티나의 대응에 대해 보고해야 하며 추후 이사회에서 회의를 열어 (아르헨티나에) 어떤 조치를 취할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르헨티나가 G20에서 쫓겨나게 되면 가뜩이나 위태로운 아르헨티나 정부의 국내외 입지는 더욱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르헨티나는 인플레이션율과 경제성장률 등 경제통계 왜곡 논란에 휩싸인데다 4월에는 스페인의 다국적 석유기업 렙솔의 자회사 YPF를 국유화하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아르헨티나를 G20 및 IMFㆍ세계무역기구(WTO) 등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라가르드 총재는 9월 "아르헨티나 정부에 인플레이션율과 성장률 등에 관한 정확한 통계수치 제출을 요구한 지 1년 이상 지났으나 진전이 없다"면서 "그들은 이미 옐로카드를 받았으며 석달을 더 기다려도 조치가 없으면 레드카드를 줄 수밖에 없다"고 압박한 바 있다.

아르헨티나 국내상황도 심상치 않다. 24개 주정부 가운데 절반 이상이 파산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물가상승과 실업증가ㆍ치안불안ㆍ부패에 항의하는 시위가 갈수록 확산되는 등 민심이 흉흉한 상태다.

민간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이 24~25%에 이르는 것으로 보지만 아르헨티나 정부는 올 연간 물가상승률을 10%로 예상하고 있다.

또 아르헨티나 정부 산하 통계기관인 국립통계센서스연구소(Indec)가 발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5%지만 민간 컨설팅 회사들은 2~3.4%, 심지어 제로 성장을 점치고 있다.

Indec의 자료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 정부(2003~2007년) 때부터 통계수치 조작 의혹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IMF는 G20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아르헨티나 경제에 관한 연례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제공하는 통계자료를 전혀 믿지 않는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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