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이 됐지만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에는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새 정부 출범 직후 보합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경기침체와 거래부진 등을 안고 출발한데다,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채무불이행으로 파산위기에 처하는 등 악재가 발생한 탓이다.
2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주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0.05% 하락했다. 용산개발사업의 디폴트 여파로 용산구(0.20%가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가운데 ▲노원(0.14%) ▲서대문(0.11%) ▲관악(0.10%) 등이 뒤를 이었다. 용산개발사업에 포함돼 있는 서부이촌동 아파트 단지들은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인근 지역인 용산동5가 '용산파크타워'는 5,000만원 하락했고, 한강로3가 '용산시티파크'는 2,500만~5,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노원구의 경우 일부 급매 거래가 이뤄진 이후 다시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가격이 하향 조정되는 분위기이고, 서대문구는 급매물만 간간히 거래되면서 가격이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반면 재건축 기대감이 남아 있는 강동구(0.05%)는 오름세를 보였다. 둔촌동 '둔촌주공4단지'는 500만~1,000만원, 고덕동 '고덕주공2단지'는 500만원 가량 올랐다. 은평구(0.02%) 와 서초구(0.02%)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신도시는 분당(0.02%)을 비롯해 일산(0.02%)과 평촌(0.02%) 등이 하락했고 중동과 산본은 보합세를 나타냈다. 수도권은 인천(0.04%)과 화성(0.03%), 부천(0.02%), 수원(0.02%), 안양(0.02%) 등이 내림세를 이어갔다.
반면 전세시장은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0.05%)을 비롯해 신도시(0.02%)와 수도권(0.02%) 모두 상승세를 나타냈다. 전세매물이 여전히 부족하지만 수요가 다소 줄어들어 전세대란이 나타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대출이 많은 전세물건의 경우 전세수요자가 외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양질의 전세물건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