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대개혁] 재벌 '약속' 안지키고는 못배긴다

정부는 김대중대통령과 재벌총수들이 합의한 재벌개혁을 관철하기 위해 재벌의 신의에만 의존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합의문에 金대통령이 분기별로 재계-정부-채권금융단간담회를 직접 주재해 구조조정이행상황을 점검하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또 채권금융기관, 금융감독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가 법적인 권한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통해 5대재벌의 구조조정을 담보하는 한편 재벌들이 구조조정계획 발표를 통해 국민들에게 약속토록 하는 전방위 압박장치를 통해 재벌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도록 하는 각종 안정장치를 준비해뒀다. 이같은 의지를 관철하기 위한 수단은 재무구조개선약정이다. 금감위와 채권금융단이 중심이 돼 재무구조개선약정에 명시된 5대그룹의 세부시행계획을 일일이 점검,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신규여신중단, 여신회수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금감위는 구조조정계획의 이행이 부진할 경우 채권은행단 주도로 한계계열사나 사업부문의 매각 정리및 여신중단 보증채무의 이행청구 등과 같은 채권보전조치를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총론찬성 각론반대식의 현실론에 밀려 개혁이 흐지부지 물건너 가는 것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금감위는 이를위해 주채권은행과 5대재벌이 오는 15일까지 체결한 재무구조개선약정에 분기별 구조조정계획의 이행사항을 구체적으로 명시토록 했다. 계획대로 약속한 사항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여신회수 등 단계적인 제재조치도 재무구조개선약정에 담도록 했다. 채권금융단은 이행실태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세부이행상황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결과를 주채권단협의회에 보고한다. 주요채권단협의회는 이를 기초로 적절한 조치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다. 또 재벌들이 재무구조개선약정을 통해 주채권은행과 약속한 사항을 그룹별로 국민앞에 발표토록 했다. 구조조정의 구체적인 시행계획과 일정을 공개해 재벌 스스로 이를 지키지 않을 수 없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재벌들의 약속이 단순한 정부의 압력에 밀려 만들어진게 아니라 스스로 생존하기 위해 만든 내용이라는 점을 대내외에 천명하고 그룹 스스르의 운명이 약속의 이행여부에 달려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이미 약속한 사항을 계획대로 실행하는 부문이다. 채권금융단은 그룹들이 제출한 구조조정계획의 타당성을 점검하고 미흡한 부문을 수정토록 요청할 계획이다. 지급보증의 해소방안, 계열사정리방안, 기업개선작업추진방안이 구체적인 내용으로 담기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부실계열사의 정리와 기업재무구조개선을 위해 오너가 증자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유도키로 했다고 밝혔다. 사재출연등 오너의 개인적인 책임을 강조한 것이다. 금감위는 특히 올해중에는 이업종간 상호지보의 해소, 그룹별로 1~2개 주력기업에 대한 대출금출자전환, 전문경영인이나 종업원에 의한 분사 등을 충실히 이행토록 할 방침이다. 대출금을 출자전환하는 기업체에 대해서는 대주주에 대한 견제장치를 두기로 했다. 출자전환을 통해 대주주가 금융기관으로 변경될 경우 기존대주주와 약정을 맺도록 했다. 기존 경영진에 대해 경영권은 부여하되 사외이사및 사외감사를 파견해 경영을 감시하는 한편 경영실적이 부진할 경우 기업의 신청절차없이 해당계열기업에 대한 기업개선작업(WORK-OUT)을 추진키로 했다. 채권금융단이 출자전환한 주식을 관리하기 위해 기업구조조정기구(CRV)의 설치 운영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산업별 기업경영전문가와 펀드매니저 등 전문가들이 상업적인 판단에 따라 철저한 기업구조조정이 이뤄지도록 유도하는 한편 주식을 매입하거나 대신 운용해줘 주식가치를 상승토록 한다는 복안이다. 또 공정거래위원회도 구조조정작업을 지연시키거나 왜곡시키는 부당한 내부거래행위를 철저히 감시키로 합의문에 명시됐다. 【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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